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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국 조선업, 9월 수주 점유율 39%...40% 중국과 격차 1%p로 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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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국 조선업, 9월 수주 점유율 39%...40% 중국과 격차 1%p로 좁혀

올해 점유율 25.9%로 전년比 2배 증가, 중국은 74.5%→58.8% 급락…고부가 선박 수주 2배
중국 건조 선박에 대한 미국의 수수료 프로그램에 선주들이 반응함에 따라 한국은 조선 분야에서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을 되찾고 있다. 사진=한화오션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건조 선박에 대한 미국의 수수료 프로그램에 선주들이 반응함에 따라 한국은 조선 분야에서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을 되찾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중국이 미·중 분쟁에서 유리한 지점을 확보하기 위해 ‘마스가’의 상징인 한화오션의 5개 미국 지사에 제재를 가한 가운데 정작 한국 조선 빅3는 미국과 중국의 해운 분쟁 덕에 수혜를 보며 중국에 빼앗겼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되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 전문매체 마리타임이그제큐티브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9월 한국의 신규 선박 수주 점유율이 39%로 중국(40%)과 거의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중국 점유율 74.5%→58.8%로 급락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클락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한국의 신규 선박 수주 점유율은 25.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74.5%에서 올해 58.8%로 15.7%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9월 한 달 실적에서 한국은 39% 점유율을 기록하며 40%를 차지한 중국과의 격차를 1%포인트로 좁혔다. 9월 전체 발주량은 전년 같은 달보다 44% 줄었지만, 한국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서 중국의 2배에 이르는 성과를 거뒀다고 산업부는 밝혔다.

물량 기준으로 올해 3분기 한국은 493만 톤을 수주해 지난해 4분기 413만 톤보다 19.4% 늘었다. 1분기(532만 톤), 2분기(526만 톤)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중국은 같은 기간 1047만 톤을 수주했지만, 전년 같은 기간(2693만 톤)보다 61.1% 급감했다. 2분기(1496만 톤)와 견줘도 30% 줄었다.

미국 항만 수수료 부과로 발주처 이동


이런 변화 뒤에는 미국의 대중 압박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월 중국 조선·해운 산업에 항만 수수료를 부과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불공정 지원이 자국 조선업 점유율을 지나치게 높였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은 14일부터 중국이 소유·운영·건조한 선박에 1차 항만 수수료를 거두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를 "정치 동기에 따른 명백한 보호무역 시도"라고 반발했지만, 선주들은 발주처를 한국 조선소로 옮기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산업부는 "일부 선주들이 발주를 한국 조선소로 옮기고 있으며, 중국 집중 현상은 앞으로 더 완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주잔고는 여전히 중국 우위


다만 쌓인 수주잔고에서는 여전히 중국이 압도적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9월 기준 전 세계 수주잔고는 1억6600만 보정톤(CGT)으로, 중국이 61%(1억860만 보정톤)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20%(3381만 보정톤)로 2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 1~9월 전 세계 신규 발주량은 6000만 톤에 못 미쳐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글로벌 시장 위축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선박공업협회(CANSI) 자료를 인용해 중국 조선 수주 점유율이 2021~2025년 5개년 계획 기간 15%포인트 올랐다고 강조했다. 2020년 52%에 못 미치던 점유율이 현재 64%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국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이 대중 압박을 이어갈 경우 한국이 지난 몇 년간 중국에 내준 시장 점유율을 더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