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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전 세계 인력 1만6000명 감원 발표...주가 8%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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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슬레, 전 세계 인력 1만6000명 감원 발표...주가 8% 급등

신임 CEO ‘속도전 개혁’ 선언...비용 절감 목표 30억 스위스 프랑으로 확대
2018년 4월 1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151차 네슬레 연례 총회 개막식에서 회사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18년 4월 12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151차 네슬레 연례 총회 개막식에서 회사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 식품 대기업 네슬레가 새 최고경영자(CEO) 취임 불과 몇 주 만에 전 세계 인력 중 1만6000명을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 소식에 스위스 증시에 상장된 네슬레 주가는 16일(현지시각) 최대 8.2% 급등하며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슬레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전체 인력의 약 6%에 해당하는 1만6000개 일자리를 향후 2년 동안 단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과 킷캣 초콜릿 바로 유명한 네슬레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3분기 매출이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가격 인상과 ‘실질 내부 성장률(RIG)’ 개선에 힘입은 것이다. 해당 지표는 판매량 추세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네슬레는 로랑 프레익스 전임 최고경영자(CEO) 재임 시절 25억 스위스 프랑 상당의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최근 취임한 필립 나브라틸 CEO가 2027년 말까지 비용 절감 목표를 30억 스위스 프랑(약 5조2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나브라틸 CEO는 전임자의 광범위한 경영 전략인 부진한 사업 부문의 검토 및 매각 가능성을 포함한 구조개혁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네슬레도 그보다 더 빨리 변화해야 한다”면서 “이는 인력 감축을 포함한 어려운 결정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뱅크 본토벨의 장-필리프 베르치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아직은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이번 실적이 네슬레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네슬레는 지난달 부하 직원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숨긴 사실이 드러나 해임된 프레익스 전 CEO의 후임으로 나브라틸을 새 CEO로 임명했다.

20년 넘게 네슬레에서 근무하며 최근까지 네스프레소 사업을 이끌었던 나브라틸 CEO는 전임자의 전략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광고비 확대,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핵심 제품 강화, 부진 사업부 매각 등을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번 구조조정에서 감축 대상 인력 약 1만6000명 중 1만2000명은 사무직이며, 나머지는 제조와 공급망 부문에서 줄어들 예정이다.

나브라틸 CEO는 “우리는 모두 동일한 핵심성과지표(KPI)에 따라 평가받을 것”이라며 “네슬레의 최우선 과제는 실질 내부 성장률의 추가 제고이며 현재 보유 중인 모든 사업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BC 캐피털마켓의 제임스 에드워즈 존스 애널리스트는 “나브라틸 CEO가 시장 점유율 하락을 용인하지 않고, 성과에 따른 보상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를 구축하려는 나브라틸 CEO의 야심을 환영한다”면서 “이전보다 훨씬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존스는 또 “이번 분기 실질 내부 성장률(RIG)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점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이 지표가 그동안 투자자들의 최대 우려 요인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