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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ISS “머스크 1조달러 보상안 반대”…테슬라 이사회 압박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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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ISS “머스크 1조달러 보상안 반대”…테슬라 이사회 압박 커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주주자문기관인 인스티튜셔널 셰어홀더 서비스(ISS)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1조 달러(약 1400조 원) 규모의 보상안을 거부할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하면서 테슬라 이사회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ISS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에게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제시하는 주주자문기관으로 블랙록과 뱅가드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이 기관의 권고를 참고해 주주총회에서 투표한다. 따라서 ISS의 입장은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실제 표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 변수로 받아들여진다.

◇ “역대 최대 규모”…머스크, 지분으로 승인 가능성


18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SS는 전날 낸 보고서에서 이번 보상안에 대해 “향후 10년간 지나치게 높은 보상 기회를 고정하고 이사회가 보상 수준을 조정할 여지를 줄인다”고 지적하면서 다음달 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다. ISS의 반대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테슬라가 제시한 이번 보상안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임원 보상 패키지로 머스크가 향후 10년간 성과 목표를 달성할 경우 최대 1조 달러를 받게 된다.

ISS는 이 중 주식 기반 보상분만 1040억 달러(약 145조6000억 원)로 평가했다. 이는 테슬라의 자체 추산치인 878억 달러(약 122조9000억 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머스크는 이번 보상안에 대해 약 13.5%의 의결권을 가진 주주로서 투표에 참여할 수 있으며 그의 지분만으로도 안건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의 성과와 비전을 유지하기 위한 장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캐슬린 윌슨-톰프슨 테슬라 이사는 X에 올린 영상에서 “많은 직원들이 머스크와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며 “그를 유지하고 동기 부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인재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ISS “부분 성과에도 과도한 보상”…테슬라 “핵심을 놓쳤다

ISS는 “이번 보상안은 목표의 일부만 달성해도 매우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며 기존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제기했다. ISS는 또 “비현실적으로 높은 평가액이 기업 지배구조의 근본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테슬라는 “ISS는 투자와 거버넌스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실질적 위험이 없는 위치에서 남에게 표결을 지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 ISS의 권고, 테슬라 주주총회 표결에 실질 영향


ISS는 테슬라의 주요 주주는 아니지만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이 그 권고를 따르는 만큼 사실상 ‘투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위치에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표심이 ISS 권고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이번 반대 입장은 테슬라 주주총회 결과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ISS의 반대에도 머스크의 지지세가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도 있다. 보상안 공개 이후 테슬라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고 일부 투자자들은 “보상안이 머스크의 집중력을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