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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겨냥한 군사력 증강…“마두로 퇴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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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겨냥한 군사력 증강…“마두로 퇴진 압박”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를 목표로 카리브해 일대에 미군을 대규모 배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3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전함과 전투기를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투입했다.
당초 작전 목적은 ‘마약 밀매 단속’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측근들의 퇴진을 압박하는 쪽으로 초점이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고위층이 자진 사퇴하거나 권력을 이양하도록 유도하되 저항할 경우 정밀 군사력을 동원해 체포하거나 제거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베네수엘라 야권 인사는 “이번 작전의 목적은 명확하다. 마두로와 그의 핵심 측근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권좌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이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관련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미국의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토미 피곳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마두로는 합법적인 지도자가 아니라 미국 사법당국이 수배한 인물이며 지역 안보를 위협하고 미국인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권 교체 목표로 전략 전환

FT는 트럼프 정부가 처음에는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이제는 실질적으로 정권 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라이언 버그 미주 담당 국장은 “현재 임무는 사실상 정권 붕괴 작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미국은 마두로가 수도 카라카스를 떠나고 차베스주의 핵심 세력이 대거 교체되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F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정부는 최근 미국 측과 비공식 협상을 시도하며 마두로 대신 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로 권력을 이양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가 모든 것을 내놓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미국을 건드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해 군사적 위협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군 “압도적 우위 과시”…마두로 “침공 대비 훈련”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수주 동안 미군 전폭기 B-52 편대와 특수부대 항공기, 해군 ‘고스트쉽’을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모습을 드러내며 ‘심리전’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에 맞서 전국 군사훈련을 지시하고 “미국의 침공 위협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FT는 베네수엘라 군 내부에서도 동요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장성은 “고위층이 숙소를 바꾸고 통신장비를 교체하며 경호원을 새로 배치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한 야권 인사는 “베네수엘라 군은 외부의 적과 싸울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지금까지는 비무장 민간인을 상대로만 강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리비아식 혼란 위험”…“하지만 정권 교체는 불가피”

미국 내 일부 사업가들은 “정권이 무너질 경우 베네수엘라가 리비아나 이라크처럼 내전 상태에 빠질 수 있다”며 ‘과잉 개입’을 경고했다.

반면 야권 인사들은 “베네수엘라는 종교나 민족 분열이 적어 혼란 가능성이 낮다”며 “이번이 정권 교체의 결정적 기회”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의 카리브해 군사 배치는 허리케인 시즌이 끝나는 11월 말까지 유지될 예정이며 장기 주둔은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전직 미 행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주의보다 결과를 중시한다”며 “그에게 승리란 마두로 축출 그 자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