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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中의 세계 최대 댐 건설에 맞불… 77조 원 규모 수력발전 프로젝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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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中의 세계 최대 댐 건설에 맞불… 77조 원 규모 수력발전 프로젝트 추진

동북부 전력 자급·전국 송전망 연계로 ‘수자원 안보’ 강화
208개 대형 프로젝트 포함…76GW 이상 용량 목표
중국이 브라마푸트라 강에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을 건설하자 인도가 이에 대응해 77조원 규모의 대규모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브라마푸트라 강에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을 건설하자 인도가 이에 대응해 77조원 규모의 대규모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브라마푸트라 강에 세계 최대 규모의 댐을 건설하자 인도가 이에 대응해 64조 루피(약 77조원) 규모의 대규모 수력발전 프로젝트를 공개했다고 18일(현지시각) 인도 언론 인디아닷컴이 보도했다.

인도 중앙전력청(CEA)은 최근 중앙정부가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47년까지 브라마푸트라 유역에서 76기가와트(GW) 이상의 수력발전 용량을 확보하기 위한 6조4000억 루피(770억 달러) 규모의 송전 계획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C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계획에는 북동부 주의 12개 하위 유역에 있는 208개의 대규모 수력발전 프로젝트가 포함되어 있으며, 잠재적 용량은 64.9GW이고 양수 발전소에서 추가로 11.1GW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 수력발전 프로젝트의 건설은 북동부 주의 전력 수요를 충족하고 향후 다른 주에도 전력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루나찰프라데시 등 중국 국경 근처 지역의 전력 인프라를 대폭 강화하게 된다.
실제로 유역의 국경을 초월한 특성과 중국과의 근접성으로 인해 물 관리 및 인프라 계획이 전략적 문제가 됐다. 중국이 브라마푸트라 강에 댐을 건설한 후 인도는 댐이 인도 영토로 유입되는 물의 흐름을 최대 8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중국은 전쟁 발생 시 댐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이 댐을 갑자기 개방하면 하류 지역에 대규모 홍수가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물을 차단하면 가뭄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브라마푸트라 강의 하류 지역에 심각한 피해를 줄 위험이 있다.

중국 티베트에서 발원하여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흐르는 브라마푸트라 강은 인도 영토, 특히 중국 국경 근처의 아루나찰프라데시에서 상당한 수력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브라마푸트라 강은 인도에서 시앙(Siang)으로 불리며, 아루나찰프라데시를 거쳐 아삼주를 흐른 후 방글라데시로 들어간다. 이 강은 인도 북동부 지역의 주요 수자원이자 생명선이다.

중국의 댐 건설은 단순히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지역 패권 확대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하는 여러 국제 하천을 통제함으로써 하류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인도의 이번 대규모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중국의 수자원 무기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결정으로 평가된다.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인도는 브라마푸트라 강의 수자원을 자국 영토 내에서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되며, 중국의 상류 댐 건설로 인한 영향을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프로젝트는 인도의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수력발전은 청정에너지원으로, 인도가 207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는 목표에 부합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도의 브라마푸트라 수력발전 프로젝트는 에너지 안보와 물 안보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며 "중국의 상류 댐 건설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규모 댐 건설은 환경 영향과 지역 주민들의 이주 문제 등 여러 과제도 안고 있다. 브라마푸트라 유역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며, 많은 원주민 부족들이 거주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 정부는 환경 영향 평가와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208개 프로젝트는 우선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며, 2047년까지 전체 용량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한편 브라마푸트라 강을 둘러싼 인도와 중국의 갈등은 양국 관계의 주요 현안 중 하나다. 중국은 상류 국가로서 댐 건설 정보를 인도와 충분히 공유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양국 간 신뢰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하천 관리를 위한 양국 간 협력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영토 분쟁 등 다른 갈등 요인들로 인해 협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도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중국의 수자원 패권에 대응하는 동시에 자국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려는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향후 남아시아 지역의 수자원 정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