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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亞 초고액 자산가, 中 주식·채권·금 투자 확대...상반기 총자산 10%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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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초고액 자산가, 中 주식·채권·금 투자 확대...상반기 총자산 10% '껑충'

AI 챗봇 ‘딥시크’ 열풍에 中 증시 랠리...2030년까지 亞 초고액 자산가 증가 속도 세계 1위 예상
18일 중국 베이징의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금으로 된 보석을 쇼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18일 중국 베이징의 한 백화점에서 고객이 금으로 된 보석을 쇼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 초고액 자산가들이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수혜를 노리며 중국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은 동시에 금값 상승과 금리 인하 흐름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아시아 지역 내 프라이빗 뱅커와 자산운용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홍콩 HSBC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록 얌 글로벌 프라이빗뱅킹 총괄은 “올해 2분기 이후 부유층 투자자들의 자신감과 위험 선호도가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면서 “더 탄탄한 경제활동, 예상보다 강한 AI 기반 기업 실적, 그리고 금리 인하 사이클 재개가 이런 회복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웰스엑스(Wealth-X)에 따르면 순자산 3000만 달러(약 42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아시아 초고액 자산가들의 총자산은 올해 상반기 1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급증한 자산을 바탕으로 중국 증시의 상승 랠리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중국 증시는 대표적인 AI 챗봇인 ‘딥시크(DeepSeek)’ 열풍과 더불어 기업공개(IPO) 확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축적된 막대한 가계 저축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탄력받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해 들어 약 26% 상승했고, 중국 본토의 CSI 300 지수도 15% 가까이 오르며 견고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BNP파리바 웰스매니지먼트 홍콩법인의 가브리엘 찬 투자서비스 총괄은 “아시아 부유층 투자자들의 중국 자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크게 높아졌다”면서 “이는 새로운 추가 자금으로 이루어진 투자이며, 기존 포트폴리오의 단순 재배분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찬 총괄은 미국 AI 관련 주식의 과도한 밸류에이션과 주요 미국 기술 대기업 간의 순환 투자가 아시아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외 지역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런 순환 투자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찬 총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BNP 웰스매니지먼트 고객의 주식 거래 중 65% 이상이 미국 상장 주식에 집중됐으나, 올해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45%씩을 차지했다. 이어 나머지는 유럽과 일본 등 기타 지역에 분산되고 있다.

日 투자자들, 미국 주식·채권 선호 여전


아시아 전반의 초고액 자산가들이 중국 주식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반면, 일본의 부유층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국 주식·채권 등을 확고하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UBS 스미트러스트 웰스매니지먼트 도쿄지사의 아오키 다이주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많은 일본 부유층은 이른바 트럼프가 결국 물러선다는 ‘타코 트레이드(Trump Always Chickens Out·TACO)’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해도 결국 실행으로 옮기지 않는다는 인식이 시장 심리에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오키 CIO는 이어 “일본 부유층 사이에서는 여전히 달러 자산 선호도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화 약세와 미국과의 견고한 비즈니스 관계 덕분에 일본 기업들이 달러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달러 자산을 엔화로 환전할 때 환차익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웰스엑스에 따르면, 아시아는 초고액자산가(순자산 3000만 달러 이상 보유자) 인구와 자산 규모 모두에서 세계 2위에 올라 있다. 올해 6월 기준 아시아 부유층의 총자산은 14조8000억 달러로, 유럽의 14조7000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자산 증가 속도는 유럽의 두 배에 달했다.

웰스엑스는 9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초고액자산가 수가 가장 빠르게 증가할 지역은 아시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인도는 전 세계에서 초고액자산가 증가율이 가장 빠른 10대 도시 중 4곳을 보유하고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