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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AWS 마비 사태, ‘오늘날 인터넷의 취약한 연결고리’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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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AWS 마비 사태, ‘오늘날 인터넷의 취약한 연결고리’ 드러내

지난 20일(현지시각) 촬영된 미국 버지니아주 애시번에 위치한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US-East-1’의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일(현지시각) 촬영된 미국 버지니아주 애시번에 위치한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US-East-1’의 전경.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하루 동안 멈춰 서면서 전 세계 수많은 웹사이트와 앱이 중단됐다.

단순한 기술 장애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오늘날 인터넷의 구조적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한다고 야후파이낸스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인터넷의 절반을 멈춰 세운 한 회사


이번 장애는 미국 버지니아주 애시번에 있는 ‘US-East-1’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했다. 아마존은 도메인네임시스템(DNS) 오류와 데이터베이스 서비스 다이너모DB의 문제를 원인으로 밝혔다.
DNS는 사용자가 입력한 웹 주소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숫자(IP 주소)로 바꿔주는 일종의 ‘인터넷 전화번호부’다. 이 체계가 멈추면 전 세계 수많은 웹사이트가 동시에 닫히게 된다.

이번 사태로 금융기관, 정부기관, 학교, 스타트업 등 수천 곳의 온라인 서비스가 마비됐고 업무와 수업이 하루 종일 중단됐다. 복구는 이튿날 새벽에서야 완료됐다.

◇ 세 기업이 쥔 ‘인터넷의 심장’


야후파이낸스는 “이번 사태는 인터넷의 핵심 인프라가 소수의 대형 기업들, 즉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들 세 기업은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한 곳만 멈춰도 수많은 온라인 서비스가 함께 멈춘다.

2023년에도 AWS의 오류로 글로벌 웹사이트가 마비됐고 2024년에는 클라우드스트라이크의 업데이트 오류로 MS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규모 장애를 겪었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 하나가 멈추면 사실상 인터넷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다.

◇ 편리함이 만든 의존의 덫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편리함의 대가'라고 표현한다.

대기업과 정부기관은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해 위험을 분산하지만 중소기업과 학교, 비영리단체는 대부분 한 곳에만 의존한다. 인프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구조라는 지적이다. 안정성과 효율을 이유로 대형 기업에 기반을 맡긴 결과 인터넷은 빠르고 편리해졌지만 동시에 더 쉽게 멈출 수 있는 체계가 됐다는 얘기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번 사태로 인터넷 구조가 당장 바뀌진 않겠지만 세 공룡 기업이 ‘인터넷의 심장’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다시금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