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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스타트업 '앤듀릴', 연간 9억 달러 적자에도 투자 열풍...상장가 500억 달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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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스타트업 '앤듀릴', 연간 9억 달러 적자에도 투자 열풍...상장가 500억 달러 전망

2차 시장 몸값 정규 펀딩 2배 육박...스페이스X·오픈AI 제치고 '최고 인기株'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미육군 소형 다목적 무인차량 2차사업 도전
방산 스타트업 앤듀릴(Anduril Industries)이 올해 8억~9억 달러 적자를 낼 것으로 에상되지만, 대형 국방 계약 확보를 위한 공격 투자에 투자자들이 오히려 환호하고 있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방산 스타트업 앤듀릴(Anduril Industries)이 올해 8억~9억 달러 적자를 낼 것으로 에상되지만, 대형 국방 계약 확보를 위한 공격 투자에 투자자들이 오히려 환호하고 있다. 이미지=GPT4o
방산 스타트업인 무인소프트웨어 회사 앤듀릴(Anduril Industries)이 올해 8~9억 달러(11400~12900억 원) 적자를 낼 것으로 보임에도, 대형 국방 계약 확보를 위한 공격적 투자에 투자자들이 오히려 환호하고 있다고 디 인포메이션이 지난 27(현지시각) 보도했다.

앤듀릴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 육군 소형 다목적 무인차량 2차 사업(S-MET Inc.II)에 입찰서률 제출하기 위해 손을 잡은 미국의 무인 소프트웨어 회사이며 무인 자폭드론 알티우스, 터보제트 엔진 순항미사일, 로켓모터, 무인기대응체계 등을 생산한다.

이 회사는 민간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으로 떠올랐다. 2차 시장 소액 투자자들이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최근 지불한 가격의 거의 2배에 이르는 돈을 낼 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스페이스X(SpaceX)나 오픈AI(OpenAI) 같은 다른 인기 비상장 기업들보다 훨씬 높은 프리미엄이다.

미국 방산업체 앤듀릴의 '바라쿠다' 순항미사일. 사진=앤듀릴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방산업체 앤듀릴의 '바라쿠다' 순항미사일. 사진=앤듀릴

구글 모회사도 투자...파운더스 펀드 지분 가치만 60억 달러


앤듀릴 주식 수요는 최근 몇 주 동안 급증했다. 회사 경영진들이 인기 팟캐스트에 나와 빠른 매출성장을 논의하면서 관심이 더욱 증폭됐다.

대형 투자자들도 최근 합류했다. 소식통을 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Alphabet) 독립 벤처캐피털 부문인 GV가 올해 초 2차 시장에서 3000만 달러(430억 원) 이상 간접 지분을 취득했다. 알파벳은 올해 초 무기 같은 위해를 가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추구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폐기한 바 있다. GV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초기 투자자인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는 올해 초 자사 유한책임사원(LP)들에게 수년에 걸쳐 총 약 20억 달러(28700억 원)를 이 회사에 투자했으며, 현재 이 지분 가치가 약 60억 달러(861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앤듀릴 기업가치를 305억 달러(437800억 원)로 평가한 펀딩 라운드를 주도했다.

가족 자산을 굴리는 소액 투자자 데이비드 유(David You) 씨는 올해 초 2차 시장을 통해 앤듀릴 간접 지분에 100만 달러(143500만 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가 지불한 가격은 불과 몇 달 전 기관투자자들이 지불한 것보다 약 60% 높았다. 그는 투자 참여를 위해 수십만 달러 수수료를 내고 있다. 2차 시장 거래는 일반으로 소액 투자자들이 회사한테서 직접 주식을 사는 대신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비상장 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해준다.

유 씨는 "누군가 앤듀릴이 테슬라와 팔란티어를 합친 것 같다고 말했다""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앤듀릴이 "스페이스X보다 더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매출 2배 성장 전망...국방부 정식 사업 선정 노린다


이 회사는 지금 시점을 위해 만들어진 듯 보인다. 앤듀릴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와 연결고리, 미국 우선주의 마케팅 메시지, 그리고 밈 군주(meme-lord) 억만장자 공동 창업자인 팔머 러키(Palmer Luckey)를 갖고 있다. 회사 경영진을 보면 올해 매출이 2배 늘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올해 현금 소진은 첫 대규모 무기 제조 시설과 자율 전투기 개발 같은 여러 프로젝트에 돈을 대는 데 쓰일 것이다.

앤듀릴 후원자들은 이런 대규모 투자가인 록히드 마틴과 노스롭 그러먼과 같은 더 크고 기득권을 가진 방산업체들을 제치고 미국 국방부에서 더 큰 장기 계약을 따낼 가능성을 높여 결국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장려해왔다. 앤듀릴은 새 제품 개발을 위한 정부 보조금을 거부하고 대신 자체 대차대조표를 쓰는 때가 많다. 이는 비용이 많이 드는 방법이다.

앤듀릴 투자자인 말린스파이크 파트너스(Marlinspike Partners) 매니징 파트너이자 전 노스롭 그러먼 임원인 칩 월터(Chip Walter)는 목표가 미 국방부가 수년간 이어서 발주하는 정식 사업인 '프로그램 오브 레코드(programs of record)'로 알려진 대규모 정부 계약을 따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그램 오브 레코드에 들어가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일단 들어가면 매출이 매우 안정을 띠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2차 시장 추적업체 캡라이트(Caplight) 하비에르 아발로스(Javier Avalos) 최고경영자(CEO)를 보면, 부유한 개인과 펀드들이 2차 시장에서 앤듀릴 가장 최근 기업가치인 305억 달러(437800억 원) 거의 2배에 이르는 값을 낼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오픈AI 14% 프리미엄과 비교되며, 소액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주식을 대형 투자자들이 최근 펀딩 라운드에서 받은 것과 거의 같은 값에 얻을 수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아발로스는 "지난 2주 동안 구매자 지불 의사가 늘었다""투자자들이 지분을 원하는 까닭은 현재 시장에 공급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앤듀릴은 자체로 운영하는 공식 텐더 오퍼 밖에서 이런 2차 매매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앤듀릴 최고운영책임자(COO) 매트 그림(Matt Grimm)은 디 인포메이션 성명에서 "앤듀릴 2차 주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구매자를 속이고 있을 수 있다. 수수료 계층이 터무니없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고 경고했다.

1년 내 상장 전망...기업가치 500억 달러 예상도


일반 투자자들이 2차 시장 대신 공개 시장에서 주식을 살 수 있게 될 시점이 관심거리다. 초기 앤듀릴 투자자인 럭스 캐피털(Lux Capital) 공동 창업자 조시 울프(Josh Wolfe)는 지난주 투자 패널에서 앤듀릴이 "1년 내"에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프는 "매출 30억 달러(43000억 원)로 고성장을 보이는 상태에서 500억 달러(717700억 원) 이상 기업공개(IPO)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시가총액은 앤듀릴이 노스롭 그러먼과 제너럴 다이내믹스의 3분의 2 가치에 해당하지만, 매출은 이들 연간 매출 10%도 안 된다. 지난 27일 기준 노스롭 그러먼 시가총액은 약 850억 달러,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약 956억 달러, 록히드 마틴은 약 1127억 달러로 집계됐다.

브라이언 쉼프 앤듀릴 최고경영자(CEO). 사진=앤듀릴이미지 확대보기
브라이언 쉼프 앤듀릴 최고경영자(CEO). 사진=앤듀릴


브라이언 쉼프(Brian Schimpf) 앤듀릴 CEO는 이달 초 디 인포메이션에 "우리는 서두르지 않으며 (상장 때문에) 주의가 흩어질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럭스 대변인은 울프가 회사 IPO 계획이나 매출 목표를 구체로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유 씨는 회사 현금 소진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매출 성장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정말 자신감이 있다"며 주당 100달러(14만 원) 이상 값으로 SPV 지분 60만 달러(86000만 원) 어치를 더 사는 거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가격은 앤듀릴 기업가치가 700억 달러(1004500억 원) 이상임을 뜻한다.

방산 기술 스타트업 투자는 급증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에만 방산 기술 스타트업들이 280억 달러를 모았으며, 이는 2023년 전체를 넘어서는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은 방산 기술 투자가 20251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는 2024년보다 134% 늘어난 수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