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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공세, 美 석유·가스 산업에 ‘500억달러 타격’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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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공세, 美 석유·가스 산업에 ‘500억달러 타격’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추진 중인 광범위한 관세 부과 정책이 내년 미국 석유·가스 산업에 약 500억 달러(약 69조5000억 원)의 프로젝트 지연 피해를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이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딜로이트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가스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철강·배관 등 핵심 자재의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고 있다.

딜로이트는 “이로 인해 특정 자재와 부품의 조달 비용이 4%에서 최대 40%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공급망 충격·투자 지연 우려

미국 내 에너지 업계는 이미 관세 인상으로 인한 비용 급등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최근 진행한 에너지 산업 분기 설문조사에 따르면 업계 경영진들은 “수입 부품의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운영비 부담을 높이고 있다”며 생산 활동 위축을 우려했다.

딜로이트는 “이같은 비용 상승은 대형 해양 시추 프로젝트와 신규 설비 착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최종 투자결정 단계의 프로젝트 지연이나 보류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의 석유 시추용 강관(OCTG) 수요의 약 40%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인해 기업들은 단기적 비용 절감보다 공급망의 회복력과 자급률 강화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업계 “손익분기점 위협받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확대 방침 발표 직후 에너지 관련 주식이 급락한 데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까지 겹치면서 업계의 경영 압박은 한층 커졌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전했다. 에너지 리서치기관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미국 내 석유 생산업체의 손익분기 유가는 배럴당 62달러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딜로이트는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2026년까지 약 500억 달러 규모의 해양 시추 및 정유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미국 석유·가스 산업 전체 투자 계획에 구조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단기적으로 기업들은 원가 절감을 통한 경쟁력 확보 대신 공급망의 안정성과 회복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며 “특히 외국산 철강·배관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기술적 대체 방안이 산업 전반의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