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회장 '부가가치 입증 서류 전무'... 주가는 연초 대비 136% 급등. 지분 확대 갈림길“
"주권 지분 장치로 20% 문턱 설정, 19.9% 노리는 한화의 도전 결과에 관심 집중”
"주권 지분 장치로 20% 문턱 설정, 19.9% 노리는 한화의 도전 결과에 관심 집중”
이미지 확대보기주주총회서 분출된 한화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
오스탈 주총에서 한화그룹의 지분 확대 관련 호주 외국인투자심사위원회(FIRB) 결정 지연에 대한 불안이 주주들의 핵심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지난 28일(현지시각) 비즈니스 뉴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처드 스펜서(Richard Spencer) 회장은 한화의 9.9% 지분 취득이 이사회 의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으며, 한화가 오스탈에 가져올 수 있는 부가가치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표명했다.
패디 그렉(Paddy Gregg) CEO는 FIRB 결정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불확실성이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FIRB 승인 지연, 법정 기한 경과 후에도 결정 없어
한화는 2025년 3월 오스탈 지분 9.9%를 직접 취득하고, 별도로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통해 추가 9.9%의 경제적 이익을 확보했다. 이후 FIRB에 지분을 19.9%까지 늘리는 승인 신청을 제출했으나, 10월 말 현재까지도 최종 결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짐 찰머스(Jim Chalmers) 호주 재무장관은 한화의 오스탈 지분 확대 신청에 대해 "법정 기한이 9월 첫째 주까지라고 생각한다"며 "FIRB가 조언을 작성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0월 말 현재까지도 FIRB의 최종 결정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FIRB 승인이 지연되는 배경에는 오스탈의 전략적 중요성이 있다. 오스탈은 2025년 8월 28일 호주 정부와 전략적 조선 협정(Strategic Shipbuilding Agreement)을 체결해 '전략적 조선업체' 지위를 공식화했으며, 향후 30년간 상당한 규모의 호주 국방 계약이 예정돼 있다.
특히 호주 정부는 오스탈 방산 자회사(Austal Defence Australia)에 ‘주권 지분’(Sovereign Share)를 보유하고, 제3자가 오스탈 지배권을 획득하거나 20% 이상 지분을 취득할 경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 20% 문턱은 한화가 목표로 하는 19.9% 지분에 바로 인접한 수치다.
‘주권 지분’은 호주 정부가 전략적 방산 기업의 지배구조에 직접 개입할 수 있는 특수한 형태의 주식으로 호주 정부가 안보와 관련된 전략적 결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미국 승인과 호주 규제의 엇갈린 행보
한화그룹은 2025년 6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로부터 오스탈 지분을 최대 100%까지 늘릴 수 있다는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쿨터(Michael Coulter) 한화 글로벌방산 CEO는 이를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오스탈은 "비공식 논의를 바탕으로 볼 때, CFIUS가 승인한 내용이 한화의 주장과 다르다고 이해한다"며 CFIUS에 서면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 이는 한화가 공개적으로 발표한 승인 내용과 실제 CFIUS 승인 조건 간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적 호조로 주가 상승세 지속
한편 오스탈은 2025회계연도(FY2025)에 매출 18억2330만 호주달러, EBIT 1억1340만 호주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EBIT가 101% 성장했다. 특히 미국 해군 잠수함 프로그램 관련 계약 8억9000만 호주달러를 확보하며 수주잔고(2024년 6월 30일 기준)가 127억 호주달러(약 11조9200억 원)에 달했다.
오스탈 주가는 10월 28일 기준 7.33호주달러로, 연초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화의 추후 향방은
한화그룹의 오스탈 지분 확대 시도는 한국 방산 및 조선업계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상징한다. 한화는 지난 해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1억 달러(약 1427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오스탈을 통해 미 해군 소형 수상함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향후 FIRB와 찰머스 재무장관의 결정이 나오면, 한화의 글로벌 방산·조선 전략과 호주의 주권적 국방산업 정책 간 타협점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최대 주주인 타타랑 벤처스(Tattarang Ventures, 앤드류 포레스트 소유)가 17.09%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가 19.9% 지분으로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이사회 의석 확보나 경영 참여는 별개 문제다.
오스탈 측은 사업 집중 의지를 밝혔지만, 지분 구조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FIRB의 결정이 언제 나올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며, 이는 한화와 오스탈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