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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TSMC, 美 생산 50% 요구 거부…'반도체 주권' 전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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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TSMC, 美 생산 50% 요구 거부…'반도체 주권' 전면화

트럼프 관세 압박 정면 돌파…타이완 부총리 "50:50 분담 불가능" 단언
시총 1.45조 달러 견고한 재무 구조 속 PBR·PER 역사적 고점 근접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비중을 50%까지 확대해 달라는 미 정부의 요청을 공식 거부했다. 이 같은 결정은 국제 무역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나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구루포커스가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형 트럭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시행 및 대(對)중국 100% 관세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계획을 밝히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10월 30일 트럼프-시진핑 회담 이후 중국 관세가 1년 유예되는 등 일시 휴전 상태에 돌입하면서, TSMC의 이번 행보는 '전략적 균형'을 모색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생산 요구 거부와 관련하여 청리치운(鄭麗君) 타이완 부총리는 "50:50 생산 분담은 협상에서 전혀 논의된 바가 없으며, 앞으로도 동의할 수 없다"고 단호히 밝히고, 타이완의 '실리콘 실드(국가 전략적 공급망)'와 기술주권, 내부 생태계 보호 문제가 주요 거부 이유임을 내비쳤다.

TSMC의 이번 결정은 지정학적 긴장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 외부 압력에도 TSMC는 견고한 재무 건전성과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가치 평가 지표는 주가가 역사적 고점에 근접함을 보여주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잠재적인 고평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년 관세 유예 '일시 휴전'…TSMC의 '반도체 주권' 저항


현재 TSMC가 처한 지정학적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 강화는 미-중 관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었고, 이는 TSMC의 경영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의 중대형 트럭 관세 외에도 중국에 대한 100%의 관세 부과 및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러한 정책은 10월 30일 트럼프-시진핑 회담을 거쳐 중국 관세가 1년간 유예되면서 일시적인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다만, 관세 위협의 여파는 여전하여 이미 암호화폐 시장에서 19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청산을 촉발하며 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가 소비자용 제품 등 일부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TSMC는 1987년 설립된 세계 최대의 전용 칩 파운드리다. 2024년 기준 약 65%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가장 진보된 칩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애플, AMD, 엔비디아 등 국제 최고 수준의 빅테크 고객사들의 핵심 공급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이 기업은 현재 약 1조 4500억~1조 56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국제 기술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1162억 달러…건재한 '파운드리 공룡'의 재무 분석과 위험 평가


TSMC는 외부 환경의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매우 강력한 재무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직전 12개월(TTM) 매출은 1162억 달러(약 127조 원)를 기록했으며, 3년간 매출 연평균 성장률은 22.2%에 이른다. 2025년 3분기 매출은 331억 달러(약 36조 원)로 전 분기 대비 10.1% 증가했으며, EPS는 39% 상승했다. 고도화된 AI·스마트폰·자동차용 칩 수요 덕분에 회사는 올해 성장률 지침(가이던스)을 35%로 상향 조정했다.

수익성 지표 역시 탁월하여 영업 마진은 49.48~50.6%, 순이익률은 43.26~59.5%라는 인상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이 35.1~37.8%에 이르러 주주 자본을 매우 효율적으로 활용함을 입증한다.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는 유동 비율 2.62, 당좌 비율 2.4로 풍부한 유동성을 갖춘다. 부채/자본 비율은 0.18로 낮아 자산 건전성이 강하고 보수적인 자금 운용 기조를 시사한다. 또한, 부도 위험을 측정하는 알트만 Z-스코어(Altman Z-Score)는 11.75로 파산 위험이 거의 없는 매우 강력한 재무 상태를 나타낸다. 피오트로스키 F-스코어는 8, 베니쉬 M-스코어는 -2.11로 재무 부정행위 위험이 매우 낮다고 평가한다.

현재 TSMC의 주식은 역사적 고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 ratio)은 24.75로 1년 최고치인 27.25에 근접하며, 주가매출비율(P/S ratio)은 10.71로 3년 최고치인 11.2에 다가가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 ratio)은 7.78로 3년 최고치와 일치한다.

시가가 역사적 고점 근방에 있어 단기적으로는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 및 과대평가 우려도 존재한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목표 주가는 342.87달러이며, 추천 점수는 1.6으로 '매수(Buy)' 컨센서스를 나타낸다. 기술적 지표인 상대강도지수(RSI)는 57.37로 과매수 또는 과매도 구간이 아님을 시사하며, 이동평균선은 강세 추세를 가리킨다.

TSMC는 압도적 기술력과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세계적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산업 특유의 위험인 미·중 무역 갈등, 국제 공급망 위험, 정책 변화, 경쟁사의 기술 따라잡기는 여전히 중요한 변수다. 주식의 베타(beta)는 1.44로 시장 평균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여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한다.

TSMC는 이러한 지정학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투자 증가, 방위비 지출 확대, 에너지 구매 확대 등 대미 완충책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강력한 재무 기반과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미중 무역과 국제 정책 위험이 단기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며, 고점 가치평가 부담을 고려해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