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회복에 국경 간 통합 급증... 유니크레디트, 코메르츠방크 인수 놓고 독일 정부 반발
"2030년까지 승자독식 구조로"... 규제 분절에 2250억 유로 자본 묶여
"2030년까지 승자독식 구조로"... 규제 분절에 2250억 유로 자본 묶여
이미지 확대보기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각) 금융정보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유럽연합(EU) 회원국 은행 간 국경 넘나드는 M&A 규모가 지난해 170억 유로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34억 유로, 약 5조8200억 원)보다 5배 늘어난 수치로, 2008년 195억 유로(약 33조3800억 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요 거래 봇물... 3년간 6000억 달러 자본 축적
지난해 유럽 은행권에서는 수십억 유로 규모의 대형 통합이 잇따랐다. 스페인 산탄데르는 폴란드 사업 대부분을 오스트리아 에르스테은행에 70억 유로(약 11조9800억 원)에 매각했다. 프랑스 BPCE는 포르투갈 노보방코를 64억 유로(약 10조9500억 원)에, 프랑스 크레디뮈튀엘은 독일 OLB를 18억 유로(약 3조 원)에 각각 인수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지난해 전 세계의 은행 M&A 규모가 1900억 달러(약 274조 원)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회계법인 EY 분석에 따르면 유럽 은행 M&A 거래액은 2024년 175억 달러(약 25조 원)에서 지난해 735억 달러(약 106조 원)로 4.2배 급증했다.
컨설팅업체 앨버레즈앤마셜의 페르난도 델라모라 금융서비스 공동대표는 "은행 평가액 상승, 안정된 거시경제 환경, 낮은 부실률, 대규모 정보기술(IT) 투자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가 통합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화이트앤드케이스의 하이더 주마보이 금융기관 그룹 공동대표는 "유럽 상위 20개 은행이 최근 3년간 6000억 달러(약 866조 원)의 초과 자본을 축적했다"며 "이를 배치하려는 움직임이 M&A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반대에 유니크레디트-코메르츠방크 통합 난항
그러나 대형 국경 간 통합은 여전히 정치적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의 독일 코메르츠방크 인수 시도다. 유니크레디트는 지난해 9월 코메르츠방크 지분 9%를 확보한 뒤 현재 29%까지 보유 비중을 늘렸지만, 독일 정부는 이 거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유니크레디트의 안드레아 오르첼 최고경영자(CEO)는 "경쟁 환경이 극적으로 변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은행 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며, 승자와 패자 간 격차는 훨씬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A 지속 전망... 2026년 더 활발
투자은행 KBW의 앤드루 스팀슨 유럽 은행 리서치 대표는 "은행들이 장부가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되면서 경영진은 대규모 자본을 어떻게 활용할지 평가해야 한다"며 "자사주 매입도 의미가 있지만, 유기 성장과 M&A가 실질 선택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만의 로넌 오켈리 유럽 M&A 대표는 "2025년은 은행 M&A 기록의 해였으며, 2026년과 그 이후에도 더 많은 거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이트앤드케이스의 주마보이 대표는 "지금은 은행 M&A의 첫 물결일 뿐"이라며 "2026년과 2027년이 바쁜 은행 M&A의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유럽 은행들이 미국과 중국 경쟁자들에 맞서려면 규모와 역량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정치적 반발과 규제 분절화가 여전히 큰 장애물로 남아 있어 통합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럽 은행권의 통합 가속화는 글로벌 금융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유럽 은행들의 대형화가 미국 월가 금융기관과의 경쟁력 격차를 좁히고, 국경 간 자본 흐름 효율성을 높여 유로화 기반 금융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에는 유럽 은행의 아시아 진출 전략 변화와 글로벌 M&A 자금 수요 증가로 인한 자금 유출입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 사례가 국내 은행권의 통합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