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업무를 37분으로 단축… 악시오스(Axios) 테크팀 인력 50% 감축하며 생산성 2배로
코딩 병목현상 해소됐지만 ‘인간의 변화 속도’와 ‘내러티브 협업’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
코딩 병목현상 해소됐지만 ‘인간의 변화 속도’와 ‘내러티브 협업’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매체 악시오스(Axios)의 댄 콕스(Dan Cox)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 15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AI가 촉발한 기업 현장의 파괴적 변화를 실증적 수치로 공개했다. 악시오스는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해 지난 2년간 기술 인력을 절반으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출력량(Output)은 오히려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기술 부채’ 0의 시대… 엔지니어가 ‘빌더’로 거듭나다
댄 콕스 CTO는 메타, 야후, 아마존에서 20년 이상 엔지니어링을 이끈 전문가로, 지난해 4월 악시오스에 합류했다. 그가 현장에서 목격한 가장 큰 변화는 기업의 고질적 난제였던 ‘기술 부채(Technical Debt)’의 소멸이다. 기술 부채란 촉박한 일정 탓에 임시방편으로 코드를 짜면서 쌓인 미완결 업무를 뜻한다.
악시오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과거 12개월 분량에 달했던 개발 밀린 일(Backlog)이 AI 도입 이후 단 몇 달 만에 해결될 전망이다. 콕스 CTO는 "AI 덕분에 기술 부채는 더 이상 고려 대상이 아니며 사실상 무의미해졌다"고 평가했다.
AI가 코드를 스스로 작성하게 되면서 소프트웨어 시장의 문법도 바뀌고 있다. 악시오스는 이제 1년 이상의 장기 소프트웨어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다. 불과 몇 달 뒤면 AI를 이용해 거의 ‘제로 비용’에 가까운 수준으로 필요한 도구를 직접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최근 미국 증시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배경을 설명한다.
콕스 CTO는 "에이전트가 나보다 더 나은 코드를 작성하는 시대"라며 "이제는 '어떻게(How)' 개발할지가 아니라 '무엇을(What)' 만들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구현의 난이도가 낮아지면서 기업의 경쟁력은 개발 속도가 아닌, 기술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가 하는 ‘내러티브의 일관성’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인간의 ‘인지 과부하’… 변화의 병목은 결국 사람
AI 혁명이 가져온 역설적인 문제는 기술의 속도를 인간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악시오스는 코딩의 병목 현상(일이 막혀 정체되는 구간)은 사라졌지만, 정작 사람이 기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기술은 초 단위로 진화하나 이를 받아들이는 인간의 수용 능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콕스 CTO가 경고한 세 가지 부작용은 첫째, 기능 변화에서 오는 피로(Feature Fatigue)다. 자고 나면 바뀌는 기능에 지친다는 반응이 나온다. AI가 제품 개선안을 쉼 없이 쏟아내면서 사용자는 채 적응하기도 전에 새로운 업데이트를 맞닥뜨린다. 마치 새 휴대폰의 기능을 절반도 익히기 전에 다음 모델이 출시되는 상황과 같다. 편리하라고 만든 기능이 오히려 사용자에게는 공부해야 할 ‘숙제’가 되어 피로감을 주는 현상이다.
둘째는 신뢰 저하다. 만드는 사람의 뚜렷한 목표나 철학 없이 AI가 기계적으로 뽑아낸 기능만 늘어놓으면 서비스의 정체성이 흔들린다. 기술만 앞세우고 ‘이 도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서사(Story)를 들려주지 못하면, 사용자는 해당 서비스가 중심 없이 흔들린다고 느껴 결국 등을 돌리게 된다.
짐 반데하이(Jim VandeHei) 악시오스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악시오스 사례를 공유했다"며 "지난해 제품·기술팀 인력을 63명에서 43명으로 30% 줄인 것은 AI의 역량을 미리 준비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러한 기술 비용 절감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지역 뉴스 부문에 더 많은 기자를 채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러한 악시오스의 행보가 단순히 미디어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변호사, 마케터, 회계사 등 전문직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개별 노동자와 기업 모두가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