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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지방선거 완승...트럼프 지지율 37% '최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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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지방선거 완승...트럼프 지지율 37% '최저점'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민주당 차지...정부 셧다운·물가 3% 상승 직격탄
CNN "경제정책 실패" 61%...청년층 지지율 20% 붕괴, 중간선거 적신호
맘다니가 2025년 11월 5일(현지시각)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뉴욕 최초의 무슬림이자 남아시아계 시장이 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맘다니가 2025년 11월 5일(현지시각)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뉴욕 최초의 무슬림이자 남아시아계 시장이 되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주요 선거일인 지난 5(현지시각) 실시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2026년 중간선거 탈환 가능성을 높였다고 NBC뉴스가 전했다.

이날 선거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사실상의 중간평가 성격으로,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를 비롯해 뉴욕시장 선거 등 전국 주요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완승을 거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점인 37%로 떨어지고 경제정책 실패론이 확산되면서 공화당에 타격을 입혔다는 분석이다.

버지니아·뉴저지서 민주당 주지사 탄생...트럼프 반대 여론 반영


버지니아에서는 민주당 애비게일 스팬버거 후보가 공화당 윈섬 얼-시어스 현 부지사를 꺾고 주 역사상 첫 여성 주지사로 당선됐다. 버지니아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가 5.7% 차이로 패배했던 곳으로, 연방정부 직원이 밀집한 북부 버지니아 지역의 표심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뉴저지에서도 민주당 미키 셰릴 하원의원이 공화당 잭 치아타렐리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민주당이 뉴저지 주지사직을 3연속 차지한 것은 1960년대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가 지난해 대선에서 이 지역 격차를 5.9%까지 좁혔던 점을 고려하면 공화당에 뼈아픈 패배다.

뉴욕시장 선거에서는 34세 민주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가 당선되며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인했다. 맘다니는 승리 연설에서 "정치적 어둠의 이 순간에 뉴욕은 빛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 정면 대응 의사를 밝혔다.

경제 악화·연방정부 셧다운이 패인...트럼프 지지율 역대 최저


CNN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7%2차 임기 최저점을 기록했으며, 부정평가는 6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742%였던 지지율이 5%포인트 급락한 것이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실정이 두드러졌다. CNN 조사에서 응답자의 72%가 미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답했으며, 61%는 트럼프의 정책이 경제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9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0%로 연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

8월 실업률은 4.3%로 상승했으며, 노동력 참여율은 62.3%로 하락했다. 특히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과 자발적 출국으로 노동 공급이 감소하면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진행 중인 연방정부 셧다운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유권자의 81%가 정부 셧다운을 위기(31%) 또는 주요 문제(50%)로 인식했으며, 61%는 트럼프의 대응에 불만을 표시했다. 버지니아는 연방 공무원이 대거 거주하는 지역으로,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무급휴직과 해고가 직접적 타격을 입혔다.

중간선거 전망 '암울'...공화당 내부서도 우려 확산


이번 선거 결과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1년 앞두고 민주당에 청신호를, 공화당에는 적신호를 보냈다는 평가다. 등록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47%로 공화당(42%)5%포인트 앞섰으며, 41%가 투표로 트럼프 반대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답해 지지(21%)2배에 달했다.

출구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NBC뉴스 출구조사에 따르면 버지니아와 뉴저지 유권자들 중 트럼프에 반대하기 위해 투표했다는 응답이 지지를 위한 투표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 민주당 지지가 회복되는 조짐을 보였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청년층 이탈이다. 18~29세 연령층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20%에 불과했고 반대는 75%에 달해 55%포인트나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 2월 이 연령층에서 8%포인트 긍정 평가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네이트 실버(Nate Silver)의 실버 불레틴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의 순지지율(지지율-반대율)-10.8%로 떨어졌으며, 퀴니피악대학(-14%), 유고브/이코노미스트(-19%), 입소스/로이터(-17%) 등 주요 여론조사에서 모두 부정적 결과가 나왔다.

딜로이트는 2026년 실질 GDP 성장률이 1.4%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높은 관세가 소비자 물가 상승을 유발해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3.3%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공화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2024년 대선 공동캠페인 매니저였던 크리스 라치비타는 버지니아 패배 직후 "나쁜 후보와 나쁜 캠페인이 결과를 가져왔다"며 당내 쇄신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직전 버지니아 유권자들에게 공화당 지지를 호소했지만 얼-시어스 후보를 직접 언급하거나 공식 지지하지 않아 당내 균열을 드러냈다.

이번 선거 결과가 트럼프의 국내외 정치 노선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않겠지만, 경제 부문이 유권자 표심과 직결되는 만큼 트럼프와 공화당이 경제정책 홍보를 강화하고 유권자 지지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