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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앱 스타트업, 美보다 수익화 크게 뒤처져…글로벌 100대 중 4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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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 앱 스타트업, 美보다 수익화 크게 뒤처져…글로벌 100대 중 4개뿐

연간 반복수익 4.5억달러, 전체의 1.23%…OpenAI 170억·앤트로픽 70억달러
"단기 수익 우선·자금 조달 어려움"…23개 중 19개는 수익 대부분 해외서 창출
중국의 인공 지능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 개발자들은 글로벌 반복 수익에서 미국 개발자보다 크게 뒤처져 있어 해외 확장이 이들 본토 기업의 기본 전략이 되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인공 지능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 개발자들은 글로벌 반복 수익에서 미국 개발자보다 크게 뒤처져 있어 해외 확장이 이들 본토 기업의 기본 전략이 되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인공 지능 애플리케이션 스타트업 개발자들은 글로벌 반복 수익에서 미국 개발자보다 크게 뒤처져 있어 해외 확장이 이들 본토 기업의 기본 전략이 되었다고 6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리서치 회사인 유니크 리서치와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인 테크 버즈 차이나가 지난주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8월 현재 연간 반복 수익(ARR) 기준으로 민간 기업의 세계 100대 AI 앱 중 중국산 앱은 4개에 불과했다.

글로리티, 플라우드, 바이트댄스 및 주요방 등 4개의 중국 업체는 AI 앱에서 총 4억4700만 달러(약 6260억원)의 ARR을 창출했으며, 이는 상위 100개 목록의 총 364억 달러 중 1.23%를 차지했다.

이 그룹은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 및 텐센트 홀딩스 같은 상장 기술 대기업의 앱을 제외했다. 알리바바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소유하고 있다.
테크 버즈 차이나의 창립자 루이 마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 앱 개발자 간의 격차는 스타트업이 공공 부문 프로젝트 같은 단기 수익원을 우선시하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의 구조적 요인과 관련이 있다.

그녀는 "이러한 글로벌 소비자와 기업을 추적하는 것은 훨씬 더 자본 집약적"이라며 중국 스타트업이 미국보다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중국 스타트업을 본토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으로 정의했지만, 메모 작성 AI 앱 개발사인 플라우드는 미국에 등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분류됐다.

목록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 중국 AI 앱은 인기 있는 식물 식별 앱 픽처디스의 개발사인 항저우에 본사를 둔 글로리티였다. ARR은 1억7300만 달러로 추정되어 목록에서 20위에 올랐다.

미국 기반 모델 개발사인 OpenAI와 앤트로픽이 선두를 차지했으며, ARR은 각각 약 170억 달러(약 23조8000억 원)와 70억 달러(약 9조8000억 원)로 추정된다.

유니크 리서치의 책임자 델타 우는 ARR 추정치가 각 AI 제품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스트라이프 같은 타사 결제 플랫폼으로 리디렉션된 트래픽 추적을 포함하는 사내 모델링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테크 버즈의 마에 따르면 최고 수익을 올리는 중국 AI 앱 23개 중 19개는 대부분의 수익을 해외에서 창출해 이러한 시장의 잠재적 성장을 보여준다.

생성 AI 회사인 헤이젠과 AI 에이전트 개발자 마누스를 포함해 이러한 개발자에 대한 미국의 조사가 강화되는 가운데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유명 중국 AI 스타트업이 해외로 이전했다.

국내 시장은 AI 스타트업이 초기에 사용자 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상당한 장을 계속 제공하고 있는 반면, 해외 시장은 특히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대규모 성장을 위한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마는 "솔직히 중국의 많은 투자자들은 더 이상 AI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고려조차 하지 않는다"며 로봇공학 같은 중국의 다른 AI 관련 투자 분야의 부상을 강조했다.

중국 AI 앱 스타트업들의 수익화 부진은 중국 AI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기술력은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 미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스타트업들이 정부 프로젝트 같은 단기 수익에 의존하면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며 "벤처캐피털 투자도 부족해 장기 성장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OpenAI와 앤트로픽의 압도적 우위는 미국 AI 생태계의 강점을 보여준다. 두 회사만으로 240억 달러의 ARR을 창출하며, 중국 상위 4개사의 53배에 달한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료 구독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며 "기업 고객 확보와 수익화 능력에서 중국 기업들과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중국 AI 앱들이 수익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창출한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국내 시장이 크지만 수익화가 어렵고, 오히려 해외 시장에서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유료 결제 의향이 낮고 경쟁이 치열해 국내 수익화가 어렵다"며 "반면 미국과 유럽 시장은 프리미엄 서비스에 돈을 지불할 의향이 높다"고 설명했다.

헤이젠 같은 중국 AI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이전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수익 창출이 쉽고 투자 유치도 용이한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것이다.

다만 미국의 안보 우려로 중국 AI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해외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의 데이터 규제도 글로벌 확장의 장애물이다.

중국 투자자들이 AI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투자를 꺼리는 것도 문제다. 수익 모델이 불확실하고 경쟁이 치열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업계는 "중국 AI 투자가 로봇공학이나 반도체 같은 하드웨어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들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AI 앱 스타트업들이 생존하려면 글로벌 시장에서 명확한 수익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단순히 사용자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돈을 버는 능력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중국 AI 산업이 기술 개발에서 상업화로 초점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기술력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AI 스타트업들이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B2B 시장에서의 성공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열쇠"라고 조언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