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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 “미국, 강제로 아시아 자기 편 만들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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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 “미국, 강제로 아시아 자기 편 만들 수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을 강제로 자기 무역 진영에 묶을 수 없다고 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각) 주장했다.

앨런 비티 FT 무역 전문 칼럼니스트는 이날 게재한 칼럼에서 최근 미국이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와 잇달아 추진 중인 통상 합의가 실제로는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압박 성격이 강하지만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티 칼럼니스트는 “미국이 아시아 국가를 중국으로부터 떼어내려는 의도는 분명하지만 이들 국가는 여전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리를 따지며 균형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비티는 특히 말레이시아 합의문에 포함된 조항을 문제 삼았다.

미국이 ‘국가안보 또는 경제안보’ 명분으로 수입 제한을 도입하면 말레이시아도 “동등한 수준의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것.

그는 “이 조항을 그대로 해석하면 말레이시아가 사실상 미국의 경제적 위성국이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말레이시아는 미국 압박에 전적으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비티는 “말레이시아가 미국 요구를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자국 경제에 불리한 경우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자프룰 아지즈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 장관도 FT와 인터뷰에서 “모든 조치는 말레이시아의 국익과 국내법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칼럼은 아세안 국가들의 현실적 선택지를 강조했다.

비티는 “미국은 거대한 소비시장과 달러 중심 금융 시스템을 제공하고 중국은 희토류·그린테크에서 필수적 파트너”라며 “이 둘 모두를 잃을 수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개별 국가에 압박을 가할 수는 있어도 동남아 전체를 한꺼번에 제재하지 않는 이상 공급망은 다른 경로로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칼럼은 트럼프 행정부의 동남아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성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국가들이 더 강하게 중립을 추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비티는 “겉으로 보기엔 미국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이 원하는 ‘경제적 편 가르기’는 생각만큼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