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250억 달러 열대우림 기금 출범...195개국 중 3분의 1만 감축안 제출 '위기’
이미지 확대보기파리협정 10주년, 목표 달성 '빨간불'
COP30은 지난해와 올해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해를 기록한 가운데 열린다. 2015년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섭씨 1.5도 제한을 목표로 했다. 당시 과학자들은 대책 없이는 섭씨 7도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고, 현재 예측치는 이보다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하지만 유엔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현재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으로는 파리협정 목표를 훨씬 웃도는 "심각한 기후 위험과 피해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와 올해 지구 평균기온은 섭씨 1.5도 상승 기준에 근접했다.
COP30은 파리협정에 따라 각국이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제출하는 마감 시한이다.
하지만 유엔에 따르면 올해 10월 현재 전체 당사국의 약 3분의 1만이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배출국의 구체적 계획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룰라 "이행 중심 회의" 천명...250억 달러 기금 조성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COP30을 "이행의 COP"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새로운 기후 목표 선언보다 청정에너지 확대, 기후 적응, 자연 보호를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브라질 정부는 COP30에서 '열대우림 영구보호 기금(Tropical Forests Forever Facility)'을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 기금은 250억 달러(약 36조 2200억 원) 규모로 조성돼 금융시장에서 배당금을 창출해 열대우림 보호에 투입하는 혁신적 구조다. 노르웨이는 이미 최대 30억 달러(약 4조 3400억 원) 지원 의사를 밝혔다.
룰라 정부는 전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시절 급증했던 아마존 산림 파괴를 크게 줄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브라질 정부 통계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 취임 후 1년간 아마존 산림 벌채가 전년 대비 4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주요 산유국이기도 하다. COP30 개최 불과 몇 주 전 브라질 환경청은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벨렘 인근 해상 시추 탐사를 승인해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불참, 주정부가 빈자리 메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1월 20일 취임 즉시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기후변화를 "역사상 최대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각국에 기후 공약을 철회하고 미국산 화석연료를 더 많이 구매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과 달리 재생에너지 경제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 태양광이 현재 가장 저렴한 신규 전력원이 되었고, 재생에너지는 석탄 발전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청정에너지 경제의 경제적, 환경적, 안보적 이점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COP30에는 미국 연방정부 대신 다수의 주정부와 지방정부, 민간 부문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이미 COP30 개최지인 파라주 주지사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
'아메리카 이즈 올 인(America is All In)' 그룹은 미국 인구의 약 3분의 2와 경제 생산의 4분의 3을 대표하는 주지사, 시장, 지방 관료들로 COP30 대표단을 구성했다. 캘리포니아주만으로도 세계 5대 경제 규모에 해당한다.
이 그룹의 공동의장인 지나 매카시는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사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늘날 미국에서 가능한 가치와 기회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나라가 진보를 가로막는 자들에 의해 무력화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연 기반 해법과 원주민 역할 부각
COP30는 아마존에서 열리는 첫 유엔 기후회의로서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가 불가분의 관계임을 부각시킬 전망이다. 기후변화는 가뭄과 산불을 악화시켜 수십 년간 불법 벌목과 목축, 채광으로 약화된 숲을 더욱 훼손하고 있다. 동시에 산림과 해양 등 생태계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극한 기상 영향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콜롬비아 기후 활동가이자 외교관인 파울라 카바예로는 최근 환경단체 네이처컨서번시(TNC) 주최 기자회견에서 "라틴아메리카를 자연이 우리의 가장 강력한 동맹임을 증명하는 거대한 살아있는 실험실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산림 보존과 재조림, 보호구역 관리를 위한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발적 탄소시장이 하나의 수익원을 제공할 수 있다. 기업들은 검증된 산림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해 탄소 크레딧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탄소시장은 품질 문제와 그린워싱 논란에 시달려왔다. COP30에서는 민관 부문이 이러한 프로젝트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후 과학자이자 작가인 캐서린 헤이호는 TNC 기자회견에서 COP를 미국의 '팟럭 파티'에 빗댔다. 팟럭 파티는 참가자들이 각자 음식을 준비해 와서 함께 나눠 먹는 모임이다. 헤이호는 "COP도 마찬가지로 각 참가국이 무엇을 준비해 오느냐가 중요하다"며 "어떤 나라는 진심을 담아 야심찬 기후 계획을 준비해 오지만, 어떤 나라는 형식적인 공약만 가져온다. 그 차이는 명백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