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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엔비디아 지분 매각에 주가 '휘청'...10%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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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엔비디아 지분 매각에 주가 '휘청'...10% 급락

58억 달러 규모 엔비디아 지분 매각 후 오픈AI에 300억 달러 투입 ...전문가들 "AI 중심 전략 긍정적" 평가
2017년 7월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월드 2017 콘퍼런스에서 소프트뱅크 그룹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7월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월드 2017 콘퍼런스에서 소프트뱅크 그룹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는 소식에 12일(현지시각) 소프트뱅크 주가가 급락했다.

전날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지분을 지난달 전량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 규모는 약 58억 달러(약 8조5000억 원)에 달했다.

이 소식에 이날 도쿄 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주가는 한때 10% 넘게 급락하며 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가는 장 마감 무렵 낙폭을 줄이며 3.5%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소프트뱅크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오픈AI에 대한 투자가치 상승에 힘입어 회계연도 2분기(7~9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했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 지분 매각 대금을 오픈AI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225억 달러 조달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초 오픈AI에 75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내년 1월까지 추가로 225억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총 300억 달러 규모로, 오픈AI에 투자한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요시미츠 고토 소프트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오픈AI에 3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일부 기존 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프트뱅크가 안정적인 수익원인 엔비디아 대신 오픈AI에 대한 노출을 키우는 데에 대해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쓰이 증권의 구보타 도모이치로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를 매각하고 오픈AI에 ‘올인’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 투자에서 발을 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지난 2017년 약 40억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지분을 매입한 뒤, 2019년 1월 이를 전량 매각했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일부 단기 차익을 거뒀지만, 이후 엔비디아 주가가 폭등하면서 막대한 수익 창출 기회를 놓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이후 2020년 다시 엔비디아 지분을 사들였고, 지난 3월 말 기준 엔비디아 지분을 약 30억 달러까지 늘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AI 성장 스토리의 서막”


다만 최근 지분 매각에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는 여전히 다양한 사업적 연계를 통해 엔비디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손정의 회장의 AI '올인' 전략으로 소프트뱅크의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중장기적인 주가 흐름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기술 리서치 글로벌 총괄은 “이번 조치는 소프트뱅크가 AI 테마에 대한 베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 강세 신호로 해석된다”며 “결코 약세 조짐으로 볼 사안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 및 오라클과 함께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와 ARM 홀딩스를 통한 AI 반도체 개발 등 대규모 프로젝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하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이와이코스모 증권의 가와사키 도모아키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가 조정은 오히려 매수 기회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많은 투자자가 소프트뱅크의 AI 성장 스토리가 이제 막 시작됐다고 보고 그 흐름에 올라타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