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불안 속 월가 제언…고평가 기술주 비중 줄이고 변동성 낮은 소형·가치주로 투자 이동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배런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이 같은 월가의 소식을 전하며, 은퇴자들이 시장의 공포에 동요하기보다 투자 상황을 점검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금 여유분 '2년치 생활비' 확보…강제 매도 막는 방파제
배런스는 미국 주식시장이 최근 혼란 속에서도 올해 13%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평가된 AI 관련 주식에 대한 거품 우려와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주가가 나흘 연속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공포 지표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도 상승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 은퇴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대처 방안은 현금 보유액을 늘리는 것으로 제시됐다. 뉴욕의 본 파이드 웰스(Bone Fide Wealth) 사장이자 《머니 투게더》의 공동 저자인 더글러스 보네파스(Douglas Boneparth)는 "많은 전문가가 은퇴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최대 2년 치 인출액을 현금 여유분으로 보유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회보장연금과 다른 소득원을 고려한 다음 실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에 맞춘 규모다.
충분한 현금 여유분을 확보하면 시장이 급락할 때 단순히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주식을 팔아 손실을 확정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은퇴자는 젊은 투자자보다 변동성을 헤쳐나갈 여유가 적다. 보네파스 사장은 지난 3년 동안 S&P 500 지수가 크게 오르면서 많은 투자자가 수익이 나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에 만족하며 주식에 지나치게 노출되었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시장 폭락에 더욱 취약해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하락, 포트폴리오 재조정의 기회…'60/40' 구성 안정성 주목
시장의 급격한 움직임은 곧 포트폴리오의 자산 구성을 점검하고 조정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에 있는 그래닛 베이 웰스 매니지먼트(Granite Bay Wealth Management)의 폴 스탠리(Paul Stanley)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술 주식에 지나치게 투자했다면 이번 시장 폭락은 그 비중을 줄이고 소형주, 중형주, 가치주로 투자를 바꿀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바로 변동성에 노출된 정도를 줄이는 데 가장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은퇴 시 주식과 채권의 적절한 구성에 정답은 없지만, 전통적인 60/40 주식 및 채권 포트폴리오가 시작점으로 적합하다고 말한다. 도이체은행 연구소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60/40 포트폴리오는 역사적으로 명목 손실 확률이 가장 낮았으며, 특히 25년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할 변동폭이 0.1%에 불과해 국채보다 더 낮았다.
물론 지난 2022년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연준(Fed)이 금리를 대폭 올리면서 주식과 채권 모두 급락해 60/40 포트폴리오의 효용성에 관한 우려를 낳은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2022년을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채권이 포트폴리오의 전통적인 안정기 노릇을 다시 한다고 평가한다. 스탠리 CIO는 시장 움직임에 수동적으로 반응해 재조정하기보다, 분기별, 반기별 또는 연 1회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으며, 연말이 재조정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최소 의무 분배금(RMD) 활용한 자산 구성 점검
은퇴 투자자는 최소 의무 분배금(RMD)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수 있다. 미 국세청(IRS)은 73세 이상의 투자자에게 세금이 유예되는 기존 퇴직 계좌에서 해마다 인출하고 해당 계좌에 관한 소득세를 내도록 요구한다.
전문가들은 투자자가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웃도는 자산군에서 RMD를 인출하고, 생활비로 필요하지 않다면 비중이 밑도는 자산군의 과세 대상 계좌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하라고 제언한다. 현재 미국 주식은 올해 13% 상승했고 미국 채권은 거의 7% 상승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위해 수익이 나는 종목을 일부 팔고 손실이 나는 종목을 매수하는 경우에도 실제 손실은 그렇게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탠리 CIO는 "자산 구성이 적절하지 않다면, 수익이 나는 종목을 일부 팔고 손실이 나는 종목, 혹은 상대적으로 손실이 큰 종목을 매수하는 것을 고려하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S&P 500 지수가 크게 상승하면서 많은 투자자가 수익이 나는 주식에 투자하는 것에 만족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주식에 지나치게 노출되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 전문가들의 제언
월가 전문가들은 은퇴 투자자들이 최근 시장 변동성과 주가 하락에 대응할 핵심 전략으로 크게 현금 방파제 강화와 전략적 투자 비중 조정 두 가지를 말한다.
첫째, 현금 방파제 구축은 시장이 떨어져도 흔들리지 않는 방파제를 쌓는 것이 자산을 잃지 않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대 2년 치의 생활비를 현금으로 비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현금은 주가가 급락했을 때 단순히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손해를 보고 투자 자산을 팔아야 하는 상황을 막는다. 이는 은퇴자의 포트폴리오를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꼽힌다.
두 번째는 전략적 투자 비중 조정이다. 시장 침체를 공포로 받아들이지 말고, 지나치게 커진 기술주 같은 고평가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소형주, 중형주, 가치주 등으로 투자 비중을 옮길 전략적인 기회를 잡는 것을 말한다. 특히 주식과 채권을 60:40 비율로 구성하는 전통적인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연말을 기회로 정기적인 재조정을 해야 한다.
배런스는 월가 전문가 조언을 빌려 주식시장의 폭락이나 불안감에 휩쓸려 보유 주식을 무조건 팔기보다는, 단기 생활비를 확보한 여유 자금 안에서 투자 비중을 전략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은퇴 자산을 장기적으로 지키는 현명한 방안이라고 말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