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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570억 달러 '괴물 실적', 증시는 비명... "AI 거품" 공포에 SK하이닉스 8%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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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570억 달러 '괴물 실적', 증시는 비명... "AI 거품" 공포에 SK하이닉스 8% 폭락

데이터센터 매출 510억 달러 돌파하며 "AI 붐 건재" 입증... 시장은 '빅테크 수익성'에 의구심
뉴욕·아시아 증시 동반 하락... 젠슨 황 "블랙웰 수요 폭발" vs "월가 "현금흐름 2조 1000억 달러 필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괴물 실적’을 내놓으며 AI 산업의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글로벌 증시는 ‘AI 거품론’에 휩싸이며 아시아 기술주가 일제히 폭락하는 충격을 맛봤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괴물 실적’을 내놓으며 AI 산업의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글로벌 증시는 ‘AI 거품론’에 휩싸이며 아시아 기술주가 일제히 폭락하는 충격을 맛봤다. 이미지GPT4o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괴물 실적을 내놓으며 AI 산업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글로벌 증시는 ‘AI 거품론에 휩싸이며 아시아 기술주가 일제히 폭락하는 충격을 맛봤다. 엔비디아의 독주가 계속될수록 빅테크 기업들의 과잉 투자에 대한 시장의 공포도 함께 커지는 모양새다.

인도의 경제 전문 매체 이티테크(ETtech)와 뉴욕타임스(NYT) 뉴스서비스는 지난 21(현지시간) 엔비디아의 3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미국과 아시아 증시가 AI 투자 과열 우려로 인해 급락세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데이터센터가 쏘아 올린 570억 달러... 젠슨 황 “AI 시대 이제 시작


엔비디아의 성적표만 놓고 보면 ‘AI 겨울은 없었다. 엔비디아는 2026 회계연도 3분기(20258~10)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늘어난 570억 달러(839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320억 달러(471000억 원)에 달해 65%나 급증했다.

성장의 엔진은 단연 데이터센터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에 사활을 걸면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만 510억 달러(75조 원)를 넘어섰다. 이는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90%에 육박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회에서 “AI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는 기존 컴퓨팅 작업의 AI 전환, 코딩 도우미 등 신규 소프트웨어 시장 개화, 로봇공학으로의 확장이 맞물리며 수요는 여전히 폭발적이라며 거품 우려를 일축했다. 4분기 매출 전망치 역시 월가 예상(616억 달러)을 웃도는 650억 달러(956800억 원)로 제시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적 잔치 찬물 끼얹은 '수익성 공포'... 韓 반도체 직격탄


그러나 엔비디아의 호언장담도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시장의 시선은 지금 얼마나 파느냐에서 고객사들이 언제 돈을 버느냐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투자자들은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쏟아붓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실제 AI 서비스 수요보다 과도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좋을수록, 반대로 고객사들의 지출 부담은 커지고 수익 회수 시점은 불투명해진다는 역설이 시장을 지배한 것이다.

이러한 공포는 아시아 증시를 덮쳤다. 지난 21일 한국과 대만, 일본 증시는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주가는 하루 만에 8% 넘게 폭락했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4% 이상 미끄러졌다. 일본의 반도체 장비업체 어드반테스트는 12% 넘게 추락했다. 미국 시장의 불안감이 공급망이 집중된 아시아 제조 기업들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주가 정당화엔 3000조 원 필요" vs "내년 AI 지출 2조 달러 육박


시장에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40% 가까이 상승하며 시가총액 44000억 달러(6476조 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데이비드 트레이너 뉴컨스트럭트 CEO엔비디아가 현재 주가를 정당화하려면 향후 10년 안에 연간 현금 흐름을 21000억 달러(3091조 원)까지 늘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빅테크들이 빚을 내서 투자를 늘리는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다.

반면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전 세계 AI 지출이 올해보다 37% 증가한 2조 달러(2944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젠슨 황 CEO 역시 차세대 AI 블랙웰(Blackwell)’을 통해 성장 동력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블랙웰은 조() 단위 매개변수를 가진 거대 모델 훈련에 필수적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대규모 계약이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향후 시장의 향방은 빅테크 기업들이 AI를 통해 실제 수익을 창출하는 증거를 언제 보여주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크 해펠레 UBS 글로벌 자산관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2026년 전망을 볼 때 거품 리스크를 점검할 필요는 있다고 조언했다. 엔비디아의 나 홀로 호황AI 생태계 전체의 번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거품 붕괴의 전조가 될지 시장은 숨을 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