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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삼성, 2나노 월 2만장 승부수…TSMC 독주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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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삼성, 2나노 월 2만장 승부수…TSMC 독주 흔드나

2년새 생산능력 2.6배 확대…테슬라·퀄컴 등 5대 고객사 확보
美 테일러 팹 가동·수율이 관건, 웨이퍼 장당 2만불 책정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삼성전자가 차세대 2나노미터(nm) 파운드리 공정의 생산 능력을 2026년까지 대폭 확대하며 승부수를 던진다. 월간 생산량을 현재 대비 2.6배 수준으로 끌어올려 압도적 1위인 TSMC와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구상이다. 테슬라와 퀄컴 등 핵심 고객사 확보 소식과 함께 미국 테일러 공장의 가동이 추격의 발판이 될지 주목된다.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는 22일(현지시각)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분석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의 월간 웨이퍼 생산량을 2026년 말까지 약 2만 1000장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능력 163%↑…모바일·HPC 정조준


업계와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을 종합하면 삼성전자의 2나노 웨이퍼 월간 생산량은 2024년 약 8000장 수준에서 2026년 2만 1000장으로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2년 만에 생산 규모를 163% 늘리는 공격적인 확장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공정 제어를 강화하는 한편, 핵심 고객사와의 조기 협력을 통해 이 같은 생산 능력 확충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생산 능력 확대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프로세서(AP) 시장을 넘어 고성능 컴퓨팅(HPC)과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장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수율을 조기에 안정화하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을 원활한 양산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테일러 팹의 성공적인 가동과 수율 개선이 맞물릴 경우, 지난 몇 세대 공정에서 벌어졌던 TSMC와의 기술 및 점유율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테슬라·퀄컴 확보…수율 안정화가 과제


삼성전자는 2나노 플랫폼인 'SF2' 공정을 통해 이미 5곳의 주요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는 AI 가속기 칩을 생산할 테슬라, 차세대 모바일 AP '엑시노스 2600'을 설계한 삼성 시스템LSI, 하이엔드 칩 '스냅드래곤 8s 엘리트 5세대'를 맡길 퀄컴, 그리고 채굴용 주문형 반도체(ASIC) 기업인 마이크로BT와 카난 등이다.

특히 엑시노스 2600은 SF2 공정에서 양산되는 첫 대규모 시스템온칩(SoC)이 될 예정이며, 퀄컴 역시 2026년 초 해당 공정을 통해 차세대 칩의 테이프아웃(설계 완료 후 생산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인베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나노 웨이퍼 가격을 장당 약 2만 달러로 책정하며 고객사 유치와 팹 가동률 제고에 나섰다.

핵심 과제는 수율의 안정성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양산 수율이 계획대로 개선된다면 퀄컴의 신규 칩이 삼성전자의 차기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플립 8'에 우선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025년 2분기 기준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71%, 삼성전자가 8%로 격차가 여전한 가운데, 이번 2나노 투자가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