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애플이 수년 만에 디자인을 대폭 혁신하며 선보인 '초슬림' 아이폰 에어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며 초기 판매 실적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슬림 디자인을 위해 핵심 기능에서 타협한 점 등이 구매 결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소비자들이 더 나은 가치와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는 다른 모델들을 선택한 결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아이폰 에어는 두께가 5.64mm에 불과해 상당한 주목을 받았지만 이 초슬림 디자인을 고집한 대가로 카메라와 스피커 성능에서 희생이 발생했고 이것이 부진한 판매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 생산 계획 절반 축소와 저조한 판매 데이터
IDC에 따르면 아이폰 에어의 초기 판매량이 애플이 예상한 최고치보다 약 3분의 1 수준에 그치자 애플은 출시 몇 주 만에 생산 계획을 절반으로 줄였다. 아이폰 판매는 지난해 9월까지 애플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인 2090억달러(약 307조273억7000만원)를 차지했다.
슬로건과 달리 에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판매로 이어지지 않았다. 웹 인텔리전스 플랫폼 시밀러웹에 따르면 아이폰 에어의 제품 페이지 조회수는 100만건을 기록했지만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전환율은 다른 모델보다 약 3분의 1 낮았다. 이는 제품 혁신에 대한 관심은 높았으나 실제 구매로는 연결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 '애매한 가격대'와 핵심 성능 희생
소비자들이 아이폰 에어를 외면한 주된 이유는 가격과 성능 사이의 불균형 때문이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정보업체 포레스터는 아이폰 에어가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 프로와 지나치게 가깝고 기본 모델과는 멀리 떨어진 '애매한 가격대'에 자리 잡았다고 진단했다. 아이폰 에어는 999달러(약 146만8260원)로 아이폰 프로보다 100달러(약 14만6973원)만 저렴했다. 반면 기본 모델인 아이폰17은 799달러(약 117만5280원)였다.
성능 면에서도 타협이 불가피했다. 애플은 에어의 슬림 디자인을 위해 기존 두 개의 스피커 대신 단일 스피커를 사용했고 초광각 및 망원 렌즈가 없는 후면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핵심 기능을 희생했다. 연구 회사인 퓨터럼 그룹의 댄 뉴먼 최고경영자는 "소비자들은 프로 모델의 더 나은 카메라 기능과 긴 배터리 수명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며 핵심 기능의 희생이 외면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 초슬림 트렌드 불신과 '폴더블 시험작'이라는 혹평
애플이 시장 점유율 회복을 노리는 중국 소비자들 역시 에어를 외면했다.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에서 아이폰 에어가 17시리즈 중 가장 판매가 저조한 모델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 데이터는 소비자들이 경량화 스마트폰이라는 업계 트렌드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아이폰 에어의 부진한 판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석되기도 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에어는 기능이 제한된 휴대폰으로 경쟁사의 폴더블폰 준비를 위한 시험판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는 아이폰 에어가 시장으로부터 기술적 한계와 비싼 가격을 동시에 지적받았음을 의미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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