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대만달러 자회사 승인 '일사천리' vs 베이터우 본사 '첩첩산중'
내년 6월 데드라인 앞두고 기존 사업자와 분쟁 격화…엔비디아 "대체 부지 내놔라" 배수진
내년 6월 데드라인 앞두고 기존 사업자와 분쟁 격화…엔비디아 "대체 부지 내놔라" 배수진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자회사 설립 승인은 엔비디아가 지난 11월 12일 수정 신청서를 제출한 지 불과 열흘 남짓 만에 나온 결과다. 대만 정부가 엔비디아의 현지 투자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법인 설립을 통해 대만 내 3개 지사의 운영을 효율화하고, 까다로운 현지 세무 및 계약 감독 업무의 자율성을 대폭 강화하게 됐다. 단순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향후 대규모 투자를 염두에 둔 '관리 체계 정비' 성격이 짙다.
문제는 하드웨어 인프라의 핵심인 본사 건립이다. 엔비디아는 베이터우 스린 기술단지를 최우선 입지로 낙점하고 스콧 에크먼(Scott Ekman) 부사장이 직접 의향서(LOI)까지 제출했다. 하지만 해당 부지는 현재 타이베이 시정부와 신광생명보험(Shin Kong Life Insurance) 간의 44억 3000만 대만달러(약 2078억 원) 규모 기존 토지 계약 분쟁에 휘말려 있다. 엔비디아가 첫 삽을 뜨려면 이 얽히고설킨 법적 분쟁이 먼저 해소되어야 한다.
'2026년 6월' 데드라인…꼬인 실타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엔비디아가 해당 부지에 깃발을 꽂기 위해서는 △타이베이시와 신광생명 간 계약 공식 파기 △시의회 승인 △투자·건축 계획이 포함된 수정 계약 체결이라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이 모든 절차의 마지노선은 토지 사용 기한이 만료되는 2026년 6월 2일이다. 물리적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행정 절차는 더디기만 하다.
엔비디아는 '강온 양면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겉으로는 베이터우 스린 입주 의지를 보이면서도, 물밑에서는 대만 정부를 강하게 압박 중이다. 실제 지난 10월 말 경제부에 "대체 부지를 제시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미 한 곳 이상의 토지 제안을 거절한 엔비디아는 베이터우 스린 협상이 틀어질 경우 언제든 다른 곳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플랜 B'를 내비치며 협상 주도권을 쥐려 하고 있다.
인프라 업계, '엔비디아 특수' 대기 모드
본사 건립이 난항을 겪고 있음에도 현지 인프라 업계의 기대감은 식지 않고 있다. 본사 건립이 확정되는 순간, 건설은 물론 기계·전기·배관(MEP) 분야에서 천문학적인 수주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타이베이-1' 슈퍼컴퓨터 운용 경험상, 신규 본사에는 고도의 전력 시스템과 액체 냉각(Liquid Cooling) 인프라, 산업 보안 시설이 필수적이다.
대만 내 반도체 공급망 기업들은 이미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ASML 등 글로벌 장비사들이 대만 투자를 늘리고, 인테그리스와 머크 등 소재 기업들이 10억 달러(약 1조 47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 본사 건립은 대만 반도체 생태계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주 중 나올 수 있는 본사 부지 관련 잠정 합의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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