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안보 전략 시급, 韓 경제, '비대칭의 공포' 뚫을 3대 생존 열쇠는?"
"반도체·배터리·방산 '초격차'가 생존 열쇠"
"반도체·배터리·방산 '초격차'가 생존 열쇠"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국내외 주요 보도에 따르면, 각국의 각자도생 전략 가속화와 제조업 복원 경쟁, 군비경쟁 본격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글로벌 경제질서의 근본적 재편이 예상된다.
다극화 시대 각자도생과 제조업 복원 경쟁
미국 우위의 세계질서가 흔들리면서 각국은 자국 우선주의로 급속히 선회하고 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 비중은 1980년대 이후 지속 확대되어 왔으며,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 추세가 더욱 가파르게 나타났다. 반면 미국 비중은 여전한 글로벌 1위이지만 상대적으로 정체 양상을 보인다.
존 미어샤이머가 주장한 공격적 현실주의에 따르면, 강대국은 상대국 의도가 아닌 능력에 따라 위협을 평가한다.
리처드 볼드윈(Richard Baldwin)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수가 OECD 데이터를 분석하여 2024년 발표한 '중국, 세계 유일의 제조업 초강대국(The World's Sole Manufacturing Superpower)'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국방비 지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6.7%로 1위이나, 제조업 생산능력에서는 중국이 35.4%로 압도적 1위, 미국은 11.8%에 그쳐 전략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 해군 정보국(ONI)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조선 건조 능력은 약 2325만 톤으로, 미국은 10만 톤 미만으로 중국이 미국보다 약 232배 더 큰 건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제조업 부재로 해군 전력을 비롯 국방에서 중국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발 변수,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와 중간선거 변수
2026년 5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친트럼프 인사 임명이 예상되면서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월 의장의 이사 임기는 2028년 1월 31일까지이나 의장직은 2026년 5월 15일까지다.
2026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재지명하지 않더라도, 파월은 2028년 1월까지 '평이사' 자격으로 연준 이사회에 남을 법적 권리가 있다. 하지만 전례를 보면 대부분의 전임 의장들(재닛 옐런, 벤 버냉키 등)은 의장직 임기가 끝나거나 재지명되지 않으면 이사직 사임계를 내고 완전히 떠나는 것이 관행이었다. 다만, 파월이 연준의 독립성을 수호하기 위해 이사직을 유지하며 남아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이 일부 존재한다.
2026년 11월 3일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는 FIFA 월드컵(6월 11일~7월 19일),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7월 4일), 대규모 세금환급 등을 연계해 소비 부양에 나설 전망이다. 역대 43번 중간선거 중 집권당이 의석을 늘린 사례는 단 3번에 불과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간선거에서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다. 패배를 극도로 싫어하는 트럼프 성향으로 볼 때 선거 승리를 위해 업적 부각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발 변수, 희토류 무기화와 AI 추격
중국은 희토류 및 첨단산업 소재 공급망 전 주기를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국 조사에 따르면 핵심광물 중 17개 생산이 중국에 50% 이상 집중되어 있으며, 5개 광종은 전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을 중국이 지배한다.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대응해 자국은 물론 우방국과 희토류 공급망 복원에 나서고 있지만 2026년에도 중국의 우위는 여전할 전망이다.
AI 분야에서 중국은 'AI+' 행동전략을 통해 제조, 의료, 교육, 농업 등 모든 산업분야에 국가 차원의 AI 계획을 추진 중이다. 동부 데이터를 서부에서 처리하는 동수서산 프로젝트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이는 경제가 발달하여 데이터가 폭증하는 '동부의 데이터'를, 재생 에너지가 풍부하고 땅이 넓은 '서부로 보내 처리'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데이터 센터 재배치 전략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기술 패권경쟁에서 승기를 잡고자 'AI 굴기'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 제재에 맞서, 중국은 자체 칩 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며 'AI 자립'을 서두르고 있다. 최첨단 모델 성능은 아직 미국이 우위이나, 중국은 방대한 데이터와 압도적인 산업 적용 능력을 무기로 격차를 좁히는 중이다.
미국은 중국의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 최첨단 칩 수출 저지와 엔비디아 AI 칩 수출을 제어하고 있다. 이는 202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중국은 이에 대응해 2025년과 마찬가지로 희토류를 무기화하려고 할 수 있다.
중국의 2024년 신규 태양광 발전 용량만 277GW에 달해, 같은 기간 미국의 전체 신규 발전 설비 용량(48.6GW)을 압도한다. 중국의 연간 총 전기 생산량 역시 2023년 기준 9456TWh로, 미국(약 4200TWh)의 2배를 넘어서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전력은 AI 고도화에 필수 기반으로 전력 없이는 AI 고도화가 불가능하다.
AI 패권은 반도체라는 '두뇌'뿐만 아니라, 이를 뛰게 할 막대한 전력이라는 '심장'을 가진 자가 쥐게 된다. 미국의 기술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압도적인 전력 생산능력은 장기전에서 무시할 수 없는 '비대칭 전력'이다.
유럽발 변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재무장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는 재정적 어려움과 일일 평균 1500명대 사상자 발생 등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025년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20%를 점령하고 있으며, 80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국내 피난, 820만 명 이상이 국외 피난해 2차 대전 이후 유럽 최대 난민위기를 초래했다.
트럼프가 평화를 위한 중재안을 내놓고 있으나 2025년 11월 말 현재 여전히 안개 속이다. 이 중재안이 불발될 경우 전쟁은 2026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8000억 달러(약 1183조 원) 규모 '유럽 재무장' 계획을 발표했으며, 독일 연방의회는 군비지출을 부채제한에서 예외로 두는 개헌을 통과시켰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5년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1%로 예측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GDP 대비 100%에 달하는 부채비율과 6% 재정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유럽의 방산 수요 증가를 촉발할 것이고, K-방산에게는 수출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한편,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의 병력, 전투물자 지원은 계속될 여지가 크며, 러시아는 북한에 핵, 미사일 등 첨단 기술을 넘겨줄 수 있어 한반도 안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2026년 '비대칭의 시대' 도래… 한국, 굳건한 '경제안보'로 파고 넘어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2026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3.0%로 제시하며 글로벌 경제가 '완충된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으나, 국가 간 성장 격차가 극명해지는 '비대칭의 시대(Asymmetric World)'가 열린다고 보았다. 미국은 소비 호조로 연착륙에 성공하는 반면, 기초 체력이 약한 신흥국은 고금리와 부채의 늪에서 허덕일 전망이다.
한국 경제가 마주한 현실은 엄중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적 관세 위협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따른 공급망 블록화는 수출 주도형 경제인 우리에게 치명적인 '비대칭적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와 거세진 AI 추격은 한국의 주력 산업을 옥죄는 핵심 리스크다. 환율도 부담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경제안보'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임을 강조한다. 핵심광물 공급망의 전략적 다변화, AI·반도체 기술 주권 확보, 그리고 방산수출 확대라는 '3대 축'을 중심으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급변하는 다극화 체제 속에서 정교하고 종합적인 경제안보 전략만이 이 거친 파고를 넘을 유일한 해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