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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브라질 대두 수입 '일시 금지' 활용해 對中 압박... "미국산 구매 재개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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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브라질 대두 수입 '일시 금지' 활용해 對中 압박... "미국산 구매 재개 증거"

中, 브라질 수출업체 5곳 수입 중단 조치... 농무장관 "미국산 대두 품질 우위 입증" 주장
데이터상 미국 수출량은 감소... 트럼프-시진핑 '연간 2,500만 톤 구매' 약속의 실현 여부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10월 한국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SEC) 정상회의 기간 중 양자 회담을 마치고 떠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10월 한국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SEC) 정상회의 기간 중 양자 회담을 마치고 떠났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행정부가 최근 중국이 브라질산 대두 일부 수입을 금지한 조치를, 중국을 다시 미국 공급업체로 유인했다는 증거로 내세우며 대중(對中) 무역 압박의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미국 농무장관 브룩 롤린스는 지난 2일 내각 회의에서 "며칠 전 중국이 브라질에서 구매하는 대두 중 일부 불규칙성을 발견해 브라질로부터의 모든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롤린스 장관은 이 조치를 미국 농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최고 품질의 대두를 생산한다"는 신호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농민들이 정부 지원 대신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도록"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금지 조치는 브라질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화물에서 농약 처리된 밀이 혼합된 것이 발견된 검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수입 중단은 브라질 기반 수출업체 5곳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 중에는 카길, 루이 드레퓌스 컴퍼니 등 글로벌 곡물 기업의 시설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브라질 농업부는 롤린스 장관의 "모든 구매 중단" 주장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며, 중국에 대두를 수출할 권한이 있는 2000개 이상의 기업 중 단 5곳만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브라질 정부는 중국과 "견고하고 전략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만 해도 1억 톤 이상의 대두가 중국으로 수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브라질은 전 세계 대두 무역의 80% 이상을 공급하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중국은 전 세계 대두의 약 60%를 구매한다.

2018년 미·중 무역 전쟁 이전까지 미국은 중국의 최대 대두 공급국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이후 중국의 수요가 브라질로 대거 전환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한국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의 계기에 시진핑 주석과 회담한 후, 베이징이 2025년 남은 기간 동안 1200만 톤, 향후 3년간 연간 2500만 톤의 대두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이 약속을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주문 중 하나"라며 "시진핑 주석께 감사드린다"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베이징은 이 수치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며, 대두에 대한 13%의 보복 관세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예상 구매량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미국 대두 수출량은 1820만 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4년(2680만 톤)보다 32% 감소한 수치이자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농무부(USDA) 데이터에 따르면, 11월 말까지 중국의 최근 미국 대두 구매량은 100만 톤에 육박했으며, 시진핑-트럼프 전화 통화 이후 1월 인도 예정인 약 3억 달러 규모의 선적 계약이 체결되는 등 소폭의 구매 재개 움직임은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는 '대규모 시장 복귀'는 아직 데이터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브라질의 일시적 수출 중단이 미국의 이익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