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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인텔, 파운드리 대반격…"차세대 14A 공정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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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인텔, 파운드리 대반격…"차세대 14A 공정은 '진짜'"

"18A 성공이 14A 교두보"…전문가들 "기술 리더십 탈환 신호탄"
애플 수주설·아크 GPU 약진…고객사들 "인텔 기술력 인정"
인텔이 차세대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앞세워 기술 리더십 탈환을 노리고 있다. 유명 반도체 애널리스트 패트릭 무어헤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텔의 14A 공정은 단순한 계획이 아닌 '진짜(Real Deal)'라며 인텔의 부활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사진=오픈AI의 챗GPT-5.1이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인텔이 차세대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앞세워 기술 리더십 탈환을 노리고 있다. 유명 반도체 애널리스트 패트릭 무어헤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텔의 14A 공정은 단순한 계획이 아닌 '진짜(Real Deal)'"라며 인텔의 부활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사진=오픈AI의 챗GPT-5.1이 생성한 이미지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반도체 제국' 인텔이 기술적 리더십 회복을 위한 중대한 변곡점에 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애플이 자사의 'M 시리즈' 실리콘 칩 생산을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맡길 것이라는 관측과 인텔 아크(Arc) GPU의 시장 안착 등 긍정적 신호가 잇따르는 가운데, 업계 유력 애널리스트가 인텔의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에 대해 강력한 신뢰를 보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인텔의 차세대 '14A 공정'이 단순한 로드맵상의 계획을 넘어 시장 판도를 바꿀 '진짜(Real Deal)'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8A, 동급 최강…수천만 개 양산 자신"


저명한 반도체 시장 분석 기관인 무어 인사이츠 앤 스트래티지(Moor Insights and Strategy)의 대표이자 전직 반도체 임원인 패트릭 무어헤드(Patrick Moorhead)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인텔의 파운드리 경쟁력에 대해 "낙관적(bullish)"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무어헤드의 낙관론을 지탱하는 첫 번째 기둥은 현재 생산 단계에 돌입한 '18A(1.8나노급) 공정'이다. 이 공정은 내년 1월 공개될 인텔의 차세대 '팬서 레이크(Panther Lake)' CPU의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이다. 무어헤드는 "확인한 모든 정보와 인텔 고객사들의 반응을 종합할 때, 인텔이 18A 공정을 통해 팬서 레이크 제품군 및 그 이후의 첨단 칩 수천만 개를 단기간 내에 성공적으로 생산해낼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18A 공정은 전 세계 동급의 그 어떤 생산 노드와 비교해도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인텔이 진정으로 업계 리더십을 되찾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수년간 미세공정 경쟁에서 밀려났던 인텔이 18A를 기점으로 기술적 우위를 회복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18A 성공 발판으로…14A '승부수'


주목할 점은 18A 공정이 단순한 제품 성공을 넘어 차기 공정인 '14A(1.4나노급)'의 성공을 위한 필수적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무어헤드는 18A가 그 자체로 유망한 노드일 뿐만 아니라, 인텔에게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14A 공정을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14A의 대량 생산은 아직 먼 훗날의 이야기지만, 이미 18A와 18A-P 공정에서 이루어진 훌륭한 작업들 덕분에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공정을 직접 확인한 인텔 고객사들과 대화를 나눠본 결과, 그들은 '14A는 진짜(the real deal)'라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서류상 스펙을 넘어 실질적인 양산 능력과 수율 면에서 고객사들의 검증을 통과하고 있다는 의미다.

인텔 역시 최근 파운드리 사업의 무게중심을 18A에서 14A로 옮기며 외부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텔은 대만 TSMC처럼 외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의 칩을 생산해주는 '고객 파운드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팬서 레이크 칩이 18A 실리콘을 사용하는 첫 사례가 되겠지만, 인텔의 장기적 비전은 14A를 통한 대형 외부 고객 유치에 있다.

"고객 확보 못하면 중단"…배수진 친 인텔


인텔 앞에 놓인 과제는 여전히 만만치 않다. 경영진은 14A 공정의 성패가 외부 고객 확보에 달려 있음을 시사하며 배수진을 쳤다. 립 부 탄(Lip Bu Tan)은 지난 7월 "만약 14A 공정에서 중요한 외부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고 주요 고객 마일스톤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14A 및 후속 첨단 노드를 개발·제조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게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심지어 "그럴 경우 인텔 14A 및 후속 노드 추구와 제조 확장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하거나 포기할 수도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덧붙였다. 14A 공정에 회사의 명운을 걸고 있으며,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과감한 구조조정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무어헤드의 최신 보고서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그가 전한 "14A는 진짜"라는 고객사들의 반응은 인텔이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고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음을 시사한다. 인텔이 내년 1월 팬서 레이크 출시와 함께 18A 공정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이어지는 14A 공정에서 대형 고객사 확보에 성공한다면 이는 반도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업의 부활(corporate comebacks)로 기록될 것이다.

인텔이 기술 리더십을 되찾겠다고 공언한 지 수년이 흘렀다. 이론적으로 그 기다림은 내년 초 끝날 예정이다. 무어헤드의 전망대로 인텔이 18A를 통해 업계 리더십을 탈환하고 14A로 쐐기를 박을 수 있을지,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내년 1월 인텔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