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AX 편입으로 ‘자금력’ 확보하고 노르웨이와 ‘동맹’ 구축
‘수주잔고 31조’ TKMS, 캐나다·인도 시장서 K-방산 위협
전문가 “가격·납기 경쟁력 앞세운 한국형 모델로 틈새 공략해야”
‘수주잔고 31조’ TKMS, 캐나다·인도 시장서 K-방산 위협
전문가 “가격·납기 경쟁력 앞세운 한국형 모델로 틈새 공략해야”
이미지 확대보기유럽 국방 전문매체 디펜스 인더스트리 유럽과 아미 레코그니션이 7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TKMS는 기업 분할 이후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며 유럽 해양 방산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노르웨이 역시 이번 계약으로 총 6척의 차세대 잠수함 전력을 확보, 북대서양 나토 방어선의 중추 역할을 맡는다.
TKMS, 수주잔고 186억 유로… 재무·실적 ‘순항’
보도에 따르면 TKMS는 오는 22일 독일 증권거래소의 중형주 지수인 MDAX에 공식 합류한다. 지난 10월 독립 법인으로 분사해 주식시장에 데뷔한 지 두 달여 만에 거둔 성과다. 올리버 부르크하르트 TKMS 최고경영자(CEO)는 “상장 직후 MDAX에 포함된 것은 투자자와 시장이 보내는 강력한 신뢰의 신호”라며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실제 실적 지표도 뚜렷한 상승세다. TKMS의 수주 잔고는 최근 3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나 186억 유로(약 31조9500억 원)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독일-노르웨이의 212CD 잠수함 공동 개발 사업뿐만 아니라 기존 212A 잠수함 현대화 사업, 신형 쇄빙선 건조 계약 등이 포함됐다.
폴 글레이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년간 강도 높은 체질 개선으로 수익성을 높였으며, 이번 상장은 그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미래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TKMS 측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과 인도·캐나다 등 해외 수주 가능성을 고려할 때, 2030년대 중반까지 해양 안보시장 규모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노르웨이, 러시아 견제 위해 ‘1000억 크로네’ 베팅
TKMS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축은 노르웨이의 대규모 발주다. 노르웨이 정부는 기존 4척 계약에 포함됐던 옵션을 행사해 212CD 잠수함 2척을 추가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이로써 노르웨이가 도입할 차세대 잠수함은 총 6척으로 늘어났다.
이번 사업 규모는 물가 상승과 환율 변동, 추가 주문을 합쳐 약 1000억 크로네(약 14조5900억 원)에 이른다. 노르웨이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을 두고 “콜라반도에서 바렌츠해, 북대서양으로 이어지는 러시아 잠수함의 활동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는 현재 운용 중인 울라(Ula)급 잠수함을 대체해 2029년 첫 212CD 잠수함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후 2030년대 중반까지 순차적으로 6척을 모두 전력화해, 퇴역 잠수함으로 인한 전력 공백 없이 북해 감시 태세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수소연료전지·스텔스 기술 집약된 ‘212CD’
이번에 도입하는 212CD급 잠수함은 기존 디젤 잠수함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길이 73m, 배수량 2500톤급인 이 잠수함은 선체 외형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설계해 적의 능동 소나 탐지를 어렵게 만드는 스텔스 기술을 채택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추진 체계다. MTU 4000 디젤 엔진에 수소연료전지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한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을 탑재해,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고도 수 주간 잠항 작전이 가능하다. 이는 핵추진 잠수함에 버금가는 은밀성을 제공한다.
타격 능력도 대폭 강화했다. 사거리 500km가 넘는 NSM(Naval Strike Missile) 미사일의 잠수함 발사 버전을 탑재해 적 함정은 물론 지상 목표물까지 정밀 타격할 수 있다. 전투 시스템으로는 독일과 노르웨이가 합작 개발한 ‘ORCCA’ 체계를 적용해 연합군 자산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작전 효율을 극대화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노르웨이의 이번 결정은 북유럽 해상 안보의 무게중심이 독일-노르웨이 연합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12척(독일 6척, 노르웨이 6척)의 212CD 잠수함이 북대서양에 배치되면 러시아 북해함대의 활동 반경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獨-노르웨이 ‘잠수함 동맹’, K-방산 수출 전선 ‘경고등’
독일과 노르웨이가 구축한 ‘12척 잠수함 공동 양산 체제’는 캐나다와 필리핀, 그리스 등에서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에 상당한 위협이자 도전 과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방산 전문가들은 TKMS가 이번 대량 수주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회복하고, 부품 공급망의 안정성을 입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사업 규모가 62조 원에 달하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에서 이 여파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의 ‘도산안창호급(KSS-III)’은 수직발사관(VLS)을 갖춘 강력한 타격 능력이 강점이지만, TKMS는 나토(NATO) 회원국 간의 상호운용성과 독일-노르웨이 해군의 검증된 운용 실적을 앞세워 캐나다 정부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예산 제약이 있는 필리핀과 노후 잠수함 교체가 시급한 그리스 시장에서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제 최신형 잠수함은 성능만큼이나 도입 단가와 유지 비용이 매우 높다”며 “가격 경쟁력과 파격적인 기술 이전, 그리고 납기 준수 능력을 갖춘 한국형 잠수함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국가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