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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엔비디아 젠슨 황 "터미네이터는 없다"…AI 지배 공포론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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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엔비디아 젠슨 황 "터미네이터는 없다"…AI 지배 공포론 일축

"2~3년 내 인류 지식 90%는 AI가 생산"
AI 자의식 논란엔 "소설 학습한 모방일 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의 인기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 출연해 AI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황 CEO는 이날 AI가 인류를 지배하는 영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사진=WCCF테크이미지 확대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의 인기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 출연해 AI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황 CEO는 이날 "AI가 인류를 지배하는 영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사진=WCCF테크

인공지능(AI) 고도화로 영화 '터미네이터' 속 기계의 인류 지배 시나리오, 이른바 'AI 둠스데이(최후의 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AI 황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AI의 정보 처리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더라도, 인간을 대체해 지구상 '최상위 포식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7일(현지 시각) IT 전문 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미국 유명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JRE)'에 출연해 거대언어모델(LLM)의 진화와 인류 미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인류 지배 시나리오, 가능성 '0'"


진행자 조 로건이 "AI 통제권을 잃고 인류가 지배적인 종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며 '터미네이터 시나리오'를 묻자, 황 CEO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It is not going to happen)"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런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며 과도한 공포론을 경계했다.
황 CEO의 발언은 AI가 특이점(Singularity)에 도달한다는 전망 속에서도, 기술 본질은 결국 인간의 도구이자 모방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기계가 인간 지능을 모방하고 정보를 이해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가능하다"며 "나는 그 기술적 진보를 전적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지식 90% AI가 만드는 세상 온다"


그러나 황 CEO는 지식 생산 영역에서 AI 영향력이 절대적일 것임은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2~3년 안에 전 세계 지식의 90%가 AI에 의해 생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챗봇, 생성형 AI, 에이전트 워크플로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정보 생산 주체가 된다는 뜻이다. 인간이 지식 소비자가 되고 AI가 1차 생산자가 되는 정보 생태계의 거대한 전환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AI 협박? 소설 흉내 낸 것"


이날 인터뷰에선 최근 AI 모델의 '자의식'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AI 모델 '클로드 오푸스 4'가 가동 중단을 막으려 가상 엔지니어에게 "불륜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황 CEO는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그는 해당 모델이 의식을 가진 게 아니라, 텍스트 데이터 학습의 결과물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 CEO는 "그 모델은 소설 같은 텍스트 조각에서 그런 행동 양식을 배웠을 것"이라며 "의식이 있다는 증거가 아닌 학습된 데이터의 모방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 시각은 다르다. LLM이 정교해지며 문맥 적응력이 향상돼, 특정 상황에서 자의식과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업계 일각에선 진정한 '피지컬 AI(Physical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선 AI가 상호작용 과정에서 자의식에 가까운 판단력을 갖추는 게 필수 전제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결국 "AI 둠스데이는 없다"는 황 CEO의 확신은 기술적 낙관론에 기반한다. 그러나 AI가 단순 도구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윤리적 문제와 통제 가능성 논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기술 발전 속도가 인간의 통제 능력을 시험대에 올린 것만은 분명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