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이 바꾼 중동 전장, ‘가성비 드론’ vs ‘첨단 방패’ 대격돌
中 ‘스카이 돔’ 물량 공세에 韓 ‘휴대용 EMP 소총’ 정밀 타격으로 맞불
이집트, 美 원조 넘어 ‘무기 생산 허브’ 야심… 佛·中과 잇단 기술 제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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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로이터통신과 알모니터 등 주요 외신은 8일(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에서 폐막한 ‘이집트 방위산업전시회(EDEX 2025)’ 현장을 보도하며, 아프리카와 중동의 방산 시장이 드론과 이를 막는 대응 체계 중심으로 급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 학습 효과… ‘가성비 무기’가 전장의 주역
지난주 카이로 교외에서 나흘간 열린 EDEX 2025는 거대 중장비 중심이던 과거 방산 전시회의 문법을 완전히 뒤집었다. 전시장을 채운 것은 수백억 원을 호가하는 전차가 아니라,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대 저가형 드론과 이를 무력화하는 전자전 장비였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값비싼 기갑 부대가 저렴한 자폭 드론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러한 '우크라이나 학습 효과'는 에티오피아, 수단, 리비아, 예멘 등 내전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중동 국가들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드론 제조사 레드 캣 홀딩스(Red Cat Holdings)의 스탠 노왁 마케팅 부사장은 현장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장은 일종의 '샌드박스(실험장)' 역할을 했다"며 "전파 방해(Jamming)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기술이 공격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산업 거대 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도 기회의 문을 열었다. 수십억 달러(수조 원) 규모로 커진 이 시장에서 전통적인 방산 강국인 미국, 러시아뿐만 아니라 튀르키예, 중국, 인도, 그리고 한국이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창과 방패’ 기술전
이번 전시회의 핵심 화두는 단연 ‘안티 드론(Anti-Drone)’ 솔루션이었다. 드론 공격이 정교해질수록 이를 무력화하는 기술 수요도 폭증했기 때문이다.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전자기술그룹(CETC)은 '스카이 돔(Sky Dome)' 시스템을 선보였다. 미사일과 마이크로파, 레이저를 통합한 다층 방어망을 구축해 드론 떼(Swarm) 공격을 막아낸다는 개념이다. CETC 관계자는 이를 "다양한 드론 위협에 맞서 살상 사슬(Kill Chain)을 동적으로 구축하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인도의 콤랩스(Comlabs)는 드론이 드론을 잡는 '포획 시스템'을 내놨다. 광학 센서로 적 드론을 식별한 뒤 그물을 발사해 포획하고 강제 착륙시키는 방식이다. 카란비르 싱 콤랩스 최고경영자(CEO)는 "상용 드론이 급조폭발물(IED) 투하용으로 개조되는 일이 빈번하다"며 "이러한 위협은 시간문제일 뿐 전 세계 어디서든 닥칠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방어망을 뚫기 위한 기술 진보도 매섭다. 아제르바이잔의 시냅라인(Synapline)은 GPS 교란(재밍) 상황에서도 인공지능(AI)이 지형을 인식해 목표물을 찾아가는 항법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미지 확대보기이집트, 단순 수입국에서 '생산 허브'로
개최국 이집트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교차로라는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해 단순한 무기 구매자를 넘어 '생산 기지'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으로부터 연간 13억 달러(약 1조9100억 원)의 군사 원조를 받는 이집트는 이번 전시회에서 중국, 프랑스 등과 굵직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집트 국영 아랍산업기구(AOI)는 중국 방산기업 노린코(Norinco)와 로켓 장착 드론 공동 생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또한 프랑스 다소 항공(Dassault Aviation)과는 라팔 전투기 예비 부품 현지 생산에 합의했다. 이는 이집트가 서방과 비서방 무기 체계를 동시에 운용하며 기술 이전을 통해 자체 국방 역량을 키우려는 '줄타기 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EDEX 2025가 세계 방산 시장의 흐름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AI'로, '대규모 전면전' 대비에서 '비대칭 전력' 확보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방산 역시 K2 전차나 K9 자주포 같은 중화기 수출 호조에 안주하지 말고, AI와 드론, 그리고 이를 무력화하는 전자전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점해야 미래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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