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시스템, 美 최신 기술과 성능 대등" 백악관 충격 분석이 결정적
H200 수출 대가 '25% 관세'…'국가 안보 vs 경제적 실리' 새 균형점 모색
H200 수출 대가 '25% 관세'…'국가 안보 vs 경제적 실리' 새 균형점 모색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H200 AI 칩에 대한 중국 수출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중국의 숙적인 화웨이가 이미 H200과 성능 면에서 필적하는 AI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는 백악관의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정으로 엔비디아는 핵심 시장에서 수십억 달러의 잠재적 매출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1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H200 수출 허가 여부를 놓고 국가 안보 강경파의 의견을 포함한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선택지는 중국에 AI 칩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것부터, 모든 칩 수출을 허용해 화웨이를 압도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최종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정책은 H200의 중국 수출은 허용하되, 최신예 칩은 미국 고객사들에게 독점적으로 접근권을 부여하는 방안이었다.
이 조치는 미국 고객들이 엔비디아의 최신 칩에 독점 접근함으로써 중국보다 18개월의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게 할 것이라는 백악관의 분석에 기반한다. 관리들은 H200을 중국 시장에 투입함으로써, 중국의 AI 개발자들이 화웨이나 다른 자국 칩 제조사의 제품 대신 미국 기술 생태계 위에서 AI 개발을 지속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화웨이 '클라우드매트릭스'의 반전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에는 화웨이의 경쟁력을 미국이 기존보다 훨씬 높게 평가했다는 점이 깔려있다. 백악관 관리들은 화웨이의 최신 어센드(Ascend) 칩을 사용하는 '클라우드매트릭스 384(CloudMatrix 384)'라는 AI 플랫폼에 주목했다. 이 시스템은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Blackwell) 기반 시스템인 'NVL72'와 성능 면에서 견줄 만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개별 칩 성능에서는 엔비디아가 우위를 점하지만, 시스템 레벨 통합 및 확장성 측면에서는 화웨이가 미국이 인정한 것보다 빠르게 격차를 좁혔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화웨이의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는 엔비디아의 GB200 NVL72 시스템 대비 총 메모리 용량은 3.6배, 총 대역폭은 2.1배 더 많은 집계 성능을 제공하며, 이는 384개의 어센드 910C를 통합하여 개별 칩의 성능 열위를 시스템 확장으로 극복한 결과이다.
中 자국 칩 생산 능력 급증 경고
상황의 시급성을 더한 것은, 미국 관리들이 화웨이가 2026년에 수백만 개의 어센드 910C 가속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결론 내린 점이다. 이는 지난 6월 미국의 추정치였던 연간 20만 개 생산 가능 수치보다 훨씬 빠른 속도이다. 화웨이가 자국 칩 생산 능력을 대폭 늘려 엔비디아 제품을 완전히 대체할 경우, 미국의 기술적 영향력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트럼프 행정부의 H200 수출 승인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엔비디아, 25% 관세 부담…AMD·인텔도 적용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에 대해 "승인된 고객에게만 출하될 것"이며, 칩 판매 수익의 25%가 미국 정부에 지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25%의 관세는 칩이 대만 제조 시설에서 미국으로 운송되어 상무부의 보안 검토를 받은 후, 중국 고객에게 다시 수출될 때 부과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방식은 AMD와 인텔 등 다른 AI 칩 제조사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 등을 통해 수출 통제 완화를 강력히 요구해 왔으며, 이번 H200 승인은 엔비디아의 로비 활동에 대한 상당한 승리로 평가된다. 엔비디아는 "상무부의 심사를 거친 상업 고객에게 H200을 제공하는 것은 미국에 좋은 균형점을 찾은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중국 정부의 'H200 채택' 여부 불투명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이 결정을 알렸으며 시 주석이 "긍정적으로 응답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정부 당국은 H200의 수입 허용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는 중국 당국이 기술 자립 드라이브를 유지하기 위해 특정 기업에 한정하여 H200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하며 불확실성을 높였다.
엔비디아는 중국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현재 재무 예측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황 CEO는 이로 인한 손실 기회를 연간 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과거에도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춘 H20 칩에 대해 미국 승인을 받았으나, 중국 당국이 자국 고객들에게 미국 제품을 피하고 중국산 프로세서에 의존하도록 지시하면서 판매가 무산된 전례가 있다.
민주당의 반발 "안보적 재앙"
H200 수출 허가 결정은 민주당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등으로부터 즉각적인 비판을 받았다. 워런 의원은 이 조치가 중국에 차세대 AI 개발에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는 "엄청난 경제적 및 국가 안보적 재앙"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국가안보회의 출신인 크리스 맥과이어(Chris McGuire)는 "중국은 가능한 한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데, 왜 우리가 양보하느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H200은 비록 엔비디아의 최신 칩인 블랙웰(Blackwell)이나 향후 루빈(Rubin)보다는 구형인 '호퍼(Hopper)' 아키텍처 기반이지만, 이전 수출 제한선이었던 H20보다는 총 처리 성능(TPP)이 거의 10배에 달하는 강력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Editor’s Note]
트럼프 대통령의 H200 수출 승인은 국가 안보와 경제적 실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고도의 전략적 타협으로 해석됩니다. '엔비디아의 500억 달러 시장 기회'를 되살려 미국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화웨이의 예상보다 빠른 시스템 통합 능력에 대응하여 중국 AI 생태계가 미국 기술에 계속 묶여있도록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비판처럼, 이 조치가 결국 중국의 AI 역량을 '선물'하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자국 기술 자립을 위해 H200 구매를 제한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이 '전략적 양보'는 본래 의도와 달리 엔비디아와 미국에 또 다른 불확실성만 안겨줄 수 있습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