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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2개월來 최저치로 '뚝'...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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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2개월來 최저치로 '뚝'...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에 촉각

러–우 협상 기대감이 공급 차질 우려 상쇄…베네수엘라산 원유는 ‘대폭 할인’ 요구 확산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인근에서 오일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인근에서 오일 펌프잭이 작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국제유가가 11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1% 이상 하락하며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시장이 다시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에 주목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나 미국의 제재 대상 유조선 나포 조치가 공급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잇따른 기업 실적 부진도 유가를 다시 압박하면서 가격 하락 압력으로 가세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3센트(1.49%) 내린 61.28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86센트(1.47%) 떨어진 57.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드론 공격 소식이 전반적으로 유가를 다소 지지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논의가 진전될 수 있다는 분위기에 지지력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이달 미국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의 모스크바 방문을 통해 양국 간 오해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가 집단안보 보장과 관련한 제안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유가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해역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을 나포했다는 소식에 상승 마감했다.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LSEG의 엠릴 자밀 선임 원유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 이번 나포 조치가 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긴장이 추가로 고조될 경우 원유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여전히 관망세 속에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상 진전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시아 정유사들은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대해 큰 폭의 할인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이란 등 제재 대상국의 원유 공급이 급증한 데다, 미국이 카리브해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강화하면서 베네수엘라 선적 위험이 커진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사실상 세계 최대 규모의 유조선을 포함한 대형 유조선을 압류했다”며 “추가 조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2026년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 전망을 상향 조정한 반면, 공급 증가 전망은 하향 조정했다. 이는 내년 공급 초과 규모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을 시사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별도의 월간 보고서에서 2025년과 2026년 세계 석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유지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