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2일(현지시각) 미국 국무부는 워싱턴에서 한국, 미국, 일본, 호주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다자간 협력 프레임워크 팍스 실리카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AI에 필수적인 반도체나 중요 광물 같은 공급망의 안정화 강화를 목적으로 하며, 경제 안보의 새로운 국제적 협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일과 호주 뿐만 아니라 싱가포르·네덜란드·영국·이스라엘·아랍에미리트연합(UAE)까지 총 9개 국가가 팍스 실리카에 참여했으며, 김진아 외교부 2차관도 현지 서밋에 참여했다.
미국 측은 “팍스 실리카는 단순한 경제 협력이 아닌, 경제 안보는 국가 안보의 일부라는 이념에 기반한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규정한다”라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은 출범에 앞서 공동 성명 서문(Preamble)에 서명하고, 공급망 안보 강화, 의존 관계 시정, 신뢰할 수 있는 기술 생태계 추진 방침을 명시했다.
팍스 실리카에 참여한 국가들은 AI 공급망 각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기업 및 투자자들을 보유하고 있어 협력 프레임워크 초기 단계부터의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은 여러 분야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참가국들은 반도체의 설계·제조·포장 같은 제조 공정뿐만 아니라 광물의 채굴·정제, 에너지 공급, AI 인프라, 물류 네트워크 같은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협력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AI나 첨단 기술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기반을 확립하고, 단일 공급원이나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을 피하면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와 함께 AI 기술 경쟁에서도 중국의 투자와 개발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 경쟁력 유지와 안보상 우려에 대응하는 체계 구축을 시급히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반영하듯 팍스 실리카 선언문에는 중국을 염두에 둔 표현이 다수 담겼다. 참가국들은 선언에서 “경제안보를 위해선 강압적 의존을 줄이고 공정한 시장 관행을 준수하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및 공급업체와 새로운 연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는다”라고 언급했다. 또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과 “공정한 시장 관행” 유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강압적 의존’이라는 표현은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을 장악한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특정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강제력이나 공급 제한 같은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함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셈이다.
또 “과잉생산과 불공정 덤핑 관행으로 인한 시장 왜곡으로부터 민간 투자를 보호하며, 혁신과 공정을 저해하는 비시장적 관행에 대응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비시장적’, ‘과잉생산’ 이라는 표현 등은 미국과 유럽 등 서구 국가가 중국을 겨냥해 사용해온 표현이다.
한편, 팍스 실리카는 단일 프로젝트보다 장기적인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만큼 향후 다양한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미 미국과 일본은 프레임워크 발족으로 AI 관련 기술 및 인프라 공동 프로젝트를 위한 플래그십 사업 검토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연결·데이터 기반 강화, 반도체 제조 설비 정비, 광물 정제·가공 능력 공동 개발 등이 포함된다.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전체 강화를 통해 AI 및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국제 경쟁력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일본 매체 비즈니스IT는 “팍스 실리카의 실무적인 프로젝트 구체화는 향후 진행될 예정으로 참가국들은 앞으로도 협의를 거듭하며 기술·자원·시장에 관한 공동 전략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라며 “이번 프레임워크 출범은 AI 시대의 경제 안보를 둘러싼 국제적 협력의 새로운 한 걸음으로 평가된다”라고 전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