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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英 BBC '명예 훼손' 고소…배상금 100억 달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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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英 BBC '명예 훼손' 고소…배상금 100억 달러 요구

대선 다큐멘터리 중 '의회 폭동 연설' 편집 문제 삼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BBC를 고소했다. 사진=AP통신·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BBC를 고소했다. 사진=AP통신·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뉴스 BBC에 총 100억 달러(약 14조7200억 원)대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마이애미주 플로리다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대리인은 지난 15일 법원에 BBC와 BBC 스튜디오 디스트리뷰 션, BBC 스튜디오 프로덕션에 대해 명예 훼손·허위 사실 유포·비방·악의적 묘사 등을 이유로 소장을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BBC 측의 다큐멘터리 '파노라마'를 문제삼았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직전 편성한 파노라마 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1년 1월 미국 의회 폭동 사건 당시에 연설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중 "의사당으로 행진하라", "지옥처럼 싸워라"고 말한 부분을 짜깁기해 붙인 반면 '평화로운 시위'를 촉구한 부분은 일부러 누락해 대통령이 폭동을 조장한 것으로 오해하게 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를 근거로 BBC 측에 허위 사실과 기만, 악의적 묘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 실질적 악의를 가진 기만 행위로 플로리다주의 기만적·불겅정 거래 관행법을 위반했다는 혐의에 대해 각각 50억 달러(약 7조3600억 원) 씩 총 100억 달러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지난달 초 BBC에 이에 관한 사과와 정정, 배상을 요구했다. 해당 문제가 불거지자 BBC 측은 트럼프 측에 공식 사과를 발표했으며 팀 데이비 사장과 데보라 터네스 뉴스 보도 부문 책임자 등이 사임했다. 그러나 손해 배상 요구에 대해선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영국 매체에 대해 현지가 아닌 미국 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이유로는 공소시효 문제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법에 따르면 명예훼손 소송의 공소시효는 1년으로 파노라마 방영 후 1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 와선 소송이 성립할 가능성이 낮다.

BBC 측은 트럼프의 소송에 대해 "당사는 앞서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이번 소송에 대응,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