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만 배럴 해상 고립… '남부의 창' 작전으로 마두로 정권 자금줄 차단
'그림자 선단' 1400여 척 타격권… 육상 폭격 가능성 시사
'그림자 선단' 1400여 척 타격권… 육상 폭격 가능성 시사
이미지 확대보기미 해군 거대 함대를 동원한 이번 조치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을 완전히 끊어 국가 부도를 유도하려는 전략이라고 악시오스(Axios)가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무후무한 충격"… 현실화한 해상 봉쇄, 마약 퇴치 명분, 실제는 정권 교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베네수엘라는 남미 역사상 가장 거대한 무적함대에 포위됐다"며 "이 작전은 갈수록 커질 것이며, 그들에게 닥칠 충격은 지금껏 보지 못한 수준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베네수엘라 해역에 떠 있는 원유 적재 선박을 미군이 직접 나포하거나 봉쇄하는 것이다. 현재 베네수엘라 해역에는 제재 대상 유조선 18척이 머무르고 있다. 이 중 8척은 200만 배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VLCC)이다.
선박 추적 업체 '탱커 트래커스(Tanker Trackers)'의 사미르 마다니 공동창업자는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가 차려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마다니 창업자와 로이터통신 집계에 따르면 현재 베네수엘라 해역 내 유조선 39척에는 약 1100만 배럴에 이르는 원유가 묶여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유조선이 항구에서 움직이는 즉시 법원 영장을 발부받아 나포할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너무 오래 버티면 베네수엘라 영해로 진입해 영장을 집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지난주 베네수엘라 원유를 실은 유조선 '스킵퍼(Skipper)'호를 공해상에서 나포하며 실력 행사를 시작했다.
미국이 전개하는 '남부의 창(Southern Spear)' 작전은 표면적으로 마약 밀매 차단을 내세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트럼프식 '먼로 독트린'의 부활이자 실질적인 정권 교체 시도로 분석한다.
미 재무부는 지난 13일 마두로 대통령의 조카와 석유 산업 관련 기업인을 제재 명단(SDN)에 추가했다. 페르난도 페레이라 라피던 에너지 그룹 지정학 분석가는 "제재를 피해 은밀하게 운항하는 약 1465척의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을 겨냥한 괴롭힘 전술"이라며 "선박 운영자들에게 극심한 불안감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강력한 제재 탓에 금 수출길이 막힌 데 이어, 이번 해상 봉쇄로 유일한 달러 박스인 원유 수출마저 끊길 위기에 처했다. 백악관 고문은 "마두로는 마약 자금, 석유 자금, 금 판매 대금을 모두 잃고 있다"며 "결국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상 타격·격추 검토… 군사 압박 수위 고조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해상을 넘어 육공(陸空)으로 확대할 태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이제 육상 작전을 시작한다"며 "베네수엘라 내 마약 시설과 악당들을 타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참모들은 베네수엘라 정글 내 마약 실험실과 창고, 대공 방어 시설에 대한 미사일 타격 옵션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남미와 중미를 잇는 마약 수송로인 '공중 가교(Air Bridge)'를 차단하고자 의심 항공기를 격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2001년 페루에서 선교사 탑승 경비행기를 오인 격추했던 사례 탓에 신중론도 나온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조치를 "국제 해적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2020년 마약 밀매 연루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바 있다.
국제 원유 시장의 '숨은 뇌관'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했지만, 오랜 투자 부족과 미국 제재로 생산 설비가 노후화했지만, 이번 봉쇄 조치는 국제 원유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약 80만~90만 배럴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1100만 배럴의 재고가 묶이는 것은 단기 공급 충격보다는 시장 심리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중국과 인도로 향하던 '그림자 선단'이 멈춰 서면, 대체 공급처를 찾는 수요가 급증해 유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월가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남미 지역의 지정학 위험(Risk)이 고조되어, 에너지 공급망 재편을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초강수'가 마두로 정권의 붕괴를 끌어낼지, 아니면 유가 급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세계 경제계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