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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얄룽창포 초대형 댐 추진에 인도 물 안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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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얄룽창포 초대형 댐 추진에 인도 물 안보 비상

브라마푸트라 상류 통제 우려…홍수·가뭄 동시 리스크 부각
아루나찰·아삼 직격 가능성, 외교·안보 의제로 격상
중국이 티베트 야룽짱포강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 발전 댐 건설을 본격화하면서 하류 국가인 인도의 물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티베트 야룽짱포강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 발전 댐 건설을 본격화하면서 하류 국가인 인도의 물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티베트 야룽짱포강(브라흐마푸트라강 상류)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 발전 댐 건설을 본격화하면서 하류 국가인 인도의 물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양국 간 국경 분쟁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자원 통제권마저 중국에 넘겨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히말라야를 둘러싼 이른바 '물 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인도 언론 마이인드메이커스가 보도했다.

◇ 중국의 거대 인프라 공세, 전력 생산 넘어선 전략적 목적


최근 중국 정부는 티베트 메도그(Medog) 지역에서 야룽짱포강 하류 수력 발전 프로젝트의 착공을 공식화했다. 약 1,680억 달러(약 230조 원)가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발전 용량이 현존 세계 최대인 싼샤 댐의 3배를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은 가파른 지형의 2,000m 고도 낙차를 활용해 막대한 청정에너지를 생산, 2060년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이 댐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한다. 중국이 상류에서 물길을 완전히 통제하게 될 경우, 인도의 주요 젖줄인 브라흐마푸트라강의 유량은 전적으로 중국의 손에 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 "인도 북동부 위협하는 시한폭탄"… 인도의 배수진


인도 정부는 즉각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페마 칸두 아루나찰프라데시 주지사는 중국의 메가 댐을 '시한 물폭탄'으로 규정했다.

중국이 평시에 물길을 막아 가뭄을 유발하거나, 분쟁 시 인위적으로 대량의 물을 방류해 하류에 궤멸적인 홍수를 일으키는 '수자원 무기화'를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브라흐마푸트라강에 의존해 농업과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아삼주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주민 수백만 명에게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인도 외교부는 중국 측에 투명한 정보 공유를 요구하고 있으나, 양국 간 공식적인 물 공유 협정이 부재한 탓에 외교적 해법은 한계에 부딪힌 실정이다.

◇ '댐에는 댐으로' 대응하는 인도, 파괴되는 히말라야 생태계


인도는 중국의 공세에 밀리지 않기 위해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시앙(Siang)강에 약 77조 원 규모의 '시앙 상류 다목적 프로젝트(SUMP)'를 추진하며 맞불을 놨다.

이 대응 댐은 중국이 상류에서 대량의 물을 고의로 방류할 경우 이를 가두어 하류의 홍수 피해를 막는 완충지 역할을 하게 된다.

문제는 양국의 '댐 건설 경쟁'이 히말라야의 연약한 생태계를 회복 불가능한 지경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점이다. 지진이 잦고 산사태 위험이 큰 활성 단층대에 거대 인프라가 들어서면서 자연환경은 급격히 파괴되고 있다.

인도 현지 아디(Adi) 부족 등 원주민들은 "강이 막히면 우리의 정체성과 삶의 터전도 사라진다"며 정부의 댐 건설 계획에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수자원을 둘러싼 중국과 인도의 독자적인 행보는 남아시아 전체의 안보와 환경을 위협하는 화약고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하천을 공유하는 국가 간의 진정성 있는 대화와 구속력 있는 협정 체결만이 히말라야의 '물 재앙'을 막을 유일한 길이라고 조언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