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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 벌써 'AI 정책' 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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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미국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 벌써 'AI 정책' 양분

경합주 주지사 "중국과 AI 패권 경쟁" vs 진보 진영 "노동자 일자리 보호"
6,100억 달러 데이터센터 투자 놓고 당내 유력 주자들 정면충돌
2028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핵심 쟁점으로 인공지능(AI) 정책이 급부상하면서 당내 유력 주자들이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8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핵심 쟁점으로 인공지능(AI) 정책이 급부상하면서 당내 유력 주자들이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로이터
2028년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의 핵심 쟁점으로 인공지능(AI) 정책이 급부상하면서 당내 유력 주자들이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악시오스는 지난 21(현지시각) 민주당 대선 주자급 인사들이 AI 정책을 두고 명확하게 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8년 민주당이 백악관을 되찾을 경우 AI 정책 방향이 미국 경제와 노동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합주 주지사들 "중국과 AI 패권 경쟁 승리해야"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등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주지사들은 AI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모두 2028년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조시 샤피로는 지난 9"AI의 미래는 펜실베이니아를 통과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AI 패권 경쟁에서 중국을 이길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아마존 등 기업의 자기 주 AI 투자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왔다.

미시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는 지난 10월 수십억 달러 규모 오픈AI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오늘 우리는 미시간 역사상 최대 경제 프로젝트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2,500개 고임금 노조 건설 일자리, 450개 이상의 정규 고숙련·고임금 일자리, 지역사회에 1,500개 추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건설 관련 노동조합 일부도 AI 산업과 협력하고 있다. 북미 국제노동조합(LIUNA) 브렌트 부커 회장은 악시오스에 "데이터센터는 다가오고 있다. 국가는 이를 책임감 있게 계획해야 한다. 이는 노조 노동으로 건설되고 영향받는 지역사회를 위해 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는 맥락에서 개발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진보 진영 "노동자 보호와 규제 강화 시급"


반면 진보 성향 민주당 의원들은 AI 기업에 훨씬 비판적이다. 뉴욕 연방하원 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와 캘리포니아 연방하원 의원 로 카나 등 2028년 대선을 염두에 둔 진보 민주당 의원들은 AI 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정부 규제와 기술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노동자 보호를 위한 새로운 정책을 요구해 왔다.

버몬트 연방상원 의원 버니 샌더스는 이번 주 엑스(X)에 게시한 글에서 "AI를 개발하고 배치하기 위한 규제되지 않은 질주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해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카시오-코르테즈 대변인은 그가 모라토리엄을 지지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지만,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그가 "AI 분야에서 규제나 의회 조치가 계속 실패하는 데 따른 실질적인 공중 보건 결과가 있다"고 주장한 발언을 지적했다.

오카시오-코르테즈는 "AI 챗봇이 어린이들을 자살로 내몰고 있고, AI 데이터센터가 전기 요금을 급등시키고 지역사회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조합도 양분...6,100억 달러 투자 놓고 이념 대결


노동조합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일부 노조는 AI를 환영했지만, 다른 노조는 AI가 조합원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믿어 반대하고 있다.

팀스터(Teamsters) 노조는 모든 자율주행 트럭에 인간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할 것을 요구하며 AI 기업과 충돌 코스를 설정했다. 펜실베이니아 연방상원 의원 존 페터먼을 포함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노조 요구를 지지했지만, 다른 이들은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

악시오스는 샤피로가 페터먼과 같은 입장인지 질문했지만, 주지사 대변인은 답변을 거부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은 엄청난 투자를 동반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달 글로벌 하이퍼스케일 지출이 202567%, 202631% 증가해 2년간 총 6110억 달러(902조 원)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단체들은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미국 50개 주 전역에 약 27000건 거래를 통해 5600억 달러(827조 원) 규모의 AI 관련 벤처 투자가 유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가 고용 창출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에서는 많은 일자리가 생기지만, 완공 후 정규직은 상대적으로 적다. 예를 들어 AI 기업 앤쓰로픽(Anthropic)은 지난달 500억 달러(73조 원)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하면서 약 800개 정규직과 2,400개 건설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숙련 노동력 부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건축업자협회(ABC)2030년까지 건설 노동자 320만 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8년 경선 향배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


민주당 내 AI 정책 논쟁은 2028년 대선 경선 구도를 예고하고 있다. 경합주 주지사들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승리를 강조하는 반면, 진보 진영은 노동자 보호와 환경 문제, 기업 규제를 앞세우고 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도 AI 수용론과 비슷한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대부분 민주당 의원들은 백악관이 AI 기업에 지나치게 많은 재량권을 부여했다고 비판한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2028년 백악관을 되찾을 경우, 당내 AI 정책 논쟁의 결과가 미국의 기술 정책 방향을 결정짓게 될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논쟁이 단순히 기술 정책을 넘어 민주당의 이념 지형과 미래 전략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