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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전환의 그림자”… 中 해외 청정 에너지 투자가 남긴 환경·인권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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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전환의 그림자”… 中 해외 청정 에너지 투자가 남긴 환경·인권 청구서

中, 전 세계 2천억 달러 투자하며 탄소 감축 기여… 이면엔 오염·인권 침해 얼룩
헝가리 데브레첸 배터리 단지 ‘주민 반발’ 격화… “물 부족·발암물질 배출 우려”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흐름을 타고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등 청정 에너지 제조 분야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현지 환경 파괴와 인권 유린, 민주주의 훼손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27일(현지시각) 헝가리 언론 헤드토픽스가 보도했다.

◇ 헝가리의 ‘배터리 열풍’과 울먹이는 주민들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는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허브가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국 자본을 유치했다. 현재 데브레첸에는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을 비롯해 수많은 중국 배터리 부품 공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공장 단지에서 불과 1마일 떨어진 곳에 유치원이 있는 주민들은 유해 화학물질 유출과 막대한 물 소비량을 걱정하며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시민 운동가 에바 코즈마는 ‘미케페르츠 환경어머니협회’를 결성해 공장 허가 과정을 감시하고 있다. 이미 인근 중국 공장(SEMCORP)이 발암 가능 물질인 디클로로메탄 등의 배출 한도를 초과해 제재를 받기도 했다.

배터리 생산에는 하루 수십만 갤런의 물이 필요하다. 가뭄에 시달리는 데브레첸의 수자원 당국은 산업 확장으로 인해 지하수 수원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전 세계 2,000억 달러 투자… “기후 구원인가, 재앙의 수출인가”


중국 기업들은 2022년 이후 남극을 제외한 전 대륙 387개 프로젝트에 약 2,000억 달러(약 260조 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중국의 청정 에너지 제품 수출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스페인의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 2억 2천만 톤의 기후 오염을 줄였다.
인도네시아 니오 제련소의 노동권 침해, 잠비아 광산의 독성 폐석 유출, 동남아·아프리카 댐 건설로 인한 멸종 위기종 위협 등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태양광 패널 등 상당수 제품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강제 노동 공급망과 연계되어 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 독재적 의사결정과 ‘친중 행보’의 결합


헝가리에서 배터리 공장 투자가 가속화된 배경에는 오르반 정부의 권위주의적 통치가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지방 자치단체나 주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생략했다. 환경운동가들은 ‘외국 요원’이라는 비방 캠페인과 감시의 대상이 되었다.

헝가리는 중국 경찰의 자국 내 순찰을 허용하고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는 등 EU 내에서 가장 강력한 친중 정책을 펼치고 있다.

기후 권리 국제기구의 소피 리처드슨 고문은 “우리는 1990년대의 저렴한 제조업 열풍을 반복하고 있다”며 “풍력과 태양광 비중 수치에만 열광할 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과 환경 비용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지 주민 에바 코즈마는 "아이들이 변화를 가져올 수 없어 이곳을 떠나야 한다면, 적어도 나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당당히 말하고 싶다"고 말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