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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의 대반격, '5분 충전' 기술과 '자율주행 독립'으로 세계 시장 판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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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의 대반격, '5분 충전' 기술과 '자율주행 독립'으로 세계 시장 판 흔든다

"충전 5분, 400km 달린다"... 中 전기차, '초고속 충전·로보택시'로 글로벌 표준 장악 시동
배터리 교환 99초·주행 400km 충전 5분... 내연기관급 편의성 확보 '게임 체인저' 부상
엔비디아 의존도 낮추고 자체 칩 개발... 2026년 '로보택시' 상용화로 기술 독립 선언
중국 완성차업계가 전기차의 최대 약점인 '충전 시간'을 내연기관 주유 수준으로 단축하며 대중화의 마지막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완성차업계가 전기차의 최대 약점인 '충전 시간'을 내연기관 주유 수준으로 단축하며 대중화의 마지막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3
중국 완성차업계가 전기차의 최대 약점인 '충전 시간'을 내연기관 주유 수준으로 단축하며 대중화의 마지막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디지타임스가 지난 27일(현지 시각) '2025 광저우 모터쇼'를 분석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획기적인 배터리 교체 시스템과 초고속 충전 기술을 앞세워 에너지 효율의 새 기준을 정립하는 한편, 자체 개발 자율주행 칩을 통해 2026년 로보택시 상용화를 정조준하고 있다.

'유전동등(油電同等)'의 실현…99초 교환·5분 충전 시대 개막


중국 자동차업계가 내건 슬로건은 전기차 충전과 내연기관 주유의 편의성을 동일하게 맞추는 이른바 '유전동등'이다. 이번 모터쇼에서 GAC 아이온(Aion)은 99초 만에 배터리를 통째로 바꾸는 신차 'UT 슈퍼'를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배터리 교체 시장의 강자 니오(NIO) 역시 4세대 교환소를 통해 150초 내 교체 시스템을 선보이며 효율성 경쟁에 불을 지폈다.

초고속 충전 분야의 진보도 눈부시다. 비야디(BYD)와 지커(Zeekr)는 고전압 시스템과 향상된 전력밀도 기술을 적용해 단 5분 충전으로 400㎞ 주행이 가능한 기술을 구현해냈다. 디지타임스는 이에 대해 "중국 업체들이 충전과 배터리 교체 방식 모두에서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며, 전기차 소유 경험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율주행 반도체 국산화…2026년 '로보택시' 원년 목표

자율주행 기술 자립을 향한 중국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전략은 크게 두 갈래다. 비야디·지리(Geely)·체리(Chery) 등 연간 2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대형 제조사들은 부품사와의 협업을 통해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축적하며 기술 성숙도를 높이는 '대량 생산형' 전략을 택했다.

반면 니오·샤오펑(XPeng)·리오토(Li Auto) 등 신생 전기차 기업들은 '수직계열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엔비디아 등 외국 칩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 자체 칩과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나선 것이다. 니오의 '선지(Shenji) NX9031', 샤오펑의 '튜링(Turing)' 칩은 이미 양산 준비를 마치고 타 업체와 라이선스 계약까지 추진 중이다.

특히 화웨이와 모멘타 등 전문 기술기업들이 개발한 레벨3·4 수준의 자율주행 플랫폼은 이번 모터쇼에 출품된 20여 개 양산 모델에 탑재되며 대세로 자리 잡았다. 업계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르면 2026년 중국 도로에서 로보택시가 상업 운행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막대한 내수 시장과 데이터 그리고 기술 자립을 무기로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와 자율주행 표준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6년 이후 글로벌 전기차 패권 경쟁과 K-모빌리티의 과제


중국의 이러한 기술 혁신은 2026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양날의 검'이 될 전망이다. 긍정적인 면은 전기차의 고질적 문제인 충전 불편을 해소해 전체 시장 규모(Pie)를 키우고 대중화 시기를 앞당긴다는 점이다. 이는 고성능 배터리와 전장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위협 요인이 더 크다. 중국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에 이어 '충전 속도'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라는 기술적 우위까지 점하게 되면, 현대차·기아 등 한국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중국의 독자적인 자율주행 표준이 글로벌 표준으로 굳어질 경우 한국의 기술 종속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한국 자동차 산업은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 전환을 서두르고,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 초격차를 확보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게 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