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일본의 올해 출생아 수가 정부가 제시한 가장 비관적인 전망치마저 밑돌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출생아 수가 1899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구 감소 위기가 한층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인구통계 전문가들이 올해 첫 10개월간의 잠정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5년 일본인 출생아 수가 67만명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고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일본 정부의 공식 인구 전망보다 16년이나 빠른 속도로 출생아 수 감소가 진행되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출생아 수가 67만명 아래로 내려갈 경우 이는 일본에서 출생 통계가 시작된 18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가 2023년에 발표한 중간 시나리오 전망에서는 2025년 출생아 수를 74만9000명으로 예상했고 출생아 수가 67만명 밑으로 떨어지는 시점은 2041년으로 내다봤다. 가장 비관적인 저위 시나리오에서도 올해 출생아 수는 약 68만1000명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실제 출생아 수가 이같은 전망치를 모두 하회할 경우 일본 정부의 재정·경제 계획 전반에 큰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치는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출생아를 제외한 일본인 출생아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같은 출생아 감소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추진해온 저출산 대응 정책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말 저출산 문제를 일본의 “가장 큰 과제”로 규정하며 인구전략본부를 출범시켰다. 일본 정부는 2024년부터 출산율 반전을 목표로 3년간 약 230억 달러(약 33조235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지만 뚜렷한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결혼 건수 감소 역시 출생아 수 급감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일본에서는 혼외 출산이 드문데 연간 결혼 건수는 1972년 정점의 절반 수준인 5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여기에 고령화로 사망자 수가 늘면서 일본 전체 인구는 2024년에만 90만명 이상 감소했다.
와세다대의 야마우치 마사카즈 인구학 교수는 “2025년 출생아 수는 2024년의 68만6000명보다 약 3%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일본은 10년 연속 출생아 수 최저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현실을 인정하고 인구 전망과 정책 전제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즈호증권의 기쿠치 마사토시 수석 주식전략가는 “출생률 반등을 전제로 한 기존 전망을 고수하는 것은 세금 인상과 연금 급여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026년은 일본 전통 역법에서 히노에우마(불의 말) 해에 해당한다. 1966년 마지막 히노에우마 해에는 미신적 인식으로 출생아 수가 약 25% 급감한 바 있다. 다만 아오야마가쿠인대의 이노우에 다카시 교수는 “오늘날 젊은 세대는 이런 미신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