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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관의 글로벌 워치] 솔레이마니에서 중국 권력핵심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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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관의 글로벌 워치] 솔레이마니에서 중국 권력핵심부까지

드론과 기계가 만드는 새로운 억지로서 美 ‘헬스케이프’ 전략의 진짜 의미와 억지 설계 주체로서의 한국의 전략
중국은 핵탄두 공장을 비밀리에 증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둥펑-5B(DF-5B) 대륙간 탄도 미사일 모습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핵탄두 공장을 비밀리에 증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둥펑-5B(DF-5B) 대륙간 탄도 미사일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군사 전략은 다시 한 번 경고의 언어를 바꾸고 있다.
과거의 억지가 핵무기와 대규모 재래식 전력의 균형 위에 서 있었다면, 오늘날의 억지는 점점 더 정밀하고 개인화된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드론과 알고리즘, 무인체계와 실시간 정보 결합은 이제 전쟁의 양상 뿐만 아니라 지도자의 계산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2026 회계연도 미국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된 대만 관련 조항과,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구상하는 ‘헬스케이프(hellscape: 지옥이라는 뜻의 헬(hell)과 풍경이라는 뜻의 랜드스케이프(landscape)의 합성어로 지옥 같은 풍경이라는 의미)’ 전략은 이 변화의 가장 응축된 표현이다. 이 전략은 단순히 대만 방어를 넘어, 중국 권력 핵심부를 상대로 직접적으로 심리적이고 전략적인 압박을 가하는 구조를 갖는다.

이와 관련 미 언론 매체 하나는 최근 베이징의 권력 핵심부도 이란의 핵심 군사령관이었던 카셈 솔레이마니가 5년 전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살해된 것처럼 대만 공격 추진 시 미 드론 공격에 의해 살해 당할 수 있다는 맥락에서 ‘베이징의 솔레이마니화’라는 자극적 문제 제기의 보도를 해 주목을 받았다.
본지는 이 글을 통해 중국 공산당 핵심 권력 인사들도 대만 공격에 나섰다가는 솔레이마니처럼 당할 수 있다는 관점을 선전적 위협이 아니라 현실주의 국제정치의 구조 변화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참수 작전은 예외였는가, 새로운 규범의 시작이었는가


2020년 1월, 바그다드 상공을 선회하던 미군 드론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솔레이마니를 제거했을 때, 세계는 이를 ‘이례적 사건’으로 받아들였다. 국가 지도부 핵심 인사를 공개적으로 제거한 이 작전은 국제법적 논쟁과 외교적 파장을 동반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사건은 예외가 아니라 전환점으로 읽히기 시작했다.

미국은 이 작전을 통해 이란을 상대로 두 가지 메시지를 동시에 보냈다. 첫째, 미국 시민과 이익을 위협하는 존재는 지리적 경계와 직위의 높고 낮음을 불문하고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 둘째, 억지는 더 이상 집단적 보복의 약속만이 아니라, 개별 책임자에게 귀속되는 위험이라는 점이다.

이 두 번째 메시지가 오늘날 중국을 향해 재차 소환되고 있다는 것이 미 언론 매체의 '베이징의 솔레이마니화'라는 보도의 핵심인 것이다.

2026 NDAA의 본질: 대만 문제가 ‘연습 시나리오’가 된 순간


2026년 NDAA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예산 증액이나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 이 법안은 대만을 사실상의 공동 작전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무인체계 배치, 대무인 전쟁, 공동 기획과 통합 운용은 더 이상 추상적 협력이 아니라 구체적 작전 준비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미국이 대만을 ‘방어 대상’에서 ‘전장 파트너’로 격상시키는 조치다. 일본, 한국, 호주와 유사한 수준의 취급은 대만이 더 이상 회색지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변화는 베이징의 전략 계산에서 가장 민감한 지점을 건드린다.

대만 침공은 이제 중국 내부 문제도, 국지전도 아니다. 미국이 이미 설계도와 리허설을 갖춘 전장이 되는 것이다.

‘헬스케이프’라는 단어가 가리키는 진짜 공포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 새뮤얼 파파로가 사용한 ‘헬스케이프’라는 표현은 종말론적 수사가 아니다. 이는 전쟁의 문턱을 넘기 전에 상대가 스스로 멈추도록 만드는 환경 설계를 의미한다.

수천 대의 공중·해상·수중 무인체계가 대만해협 전역을 메우는 장면은 단지 군사적 위협이 아니다. 그것은 중국 지도부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 작전은 성공 가능한가.

성공하더라도 통제 가능한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누가 책임을 지게 되는가. 헬스케이프의 핵심은 인민해방군 병력의 소모가 아니라, 결정권자에게 귀속되는 실패의 비용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

베이징의 악몽: 전면전 이전에 개인이 표적이 되는 세계


미 언론 매체가 '베이징의 솔레이마니화' 보도 관련해 보도의 결정적인 방향으로서 인용한 미 워싱턴타임스 국가안보전문기자인 빌 거츠의 발언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츠는 12월 28일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번 NDAA가 베이징의 전략적 계산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공동 계획을 의무화한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이 대만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개시할 경우 “베이징에서 솔레이마니식 드론 참수 작전이 재연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 표적에는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시진핑을 포함한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포함될 수 있다고 썼다. 거츠는 이어 “중국공산당은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역사의 잿더미로 쓸려 들어갈 것”이라며, “이것이 인민해방군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지구상의 힘”이라고 주장했다.

거츠의 발언은 큰 논란이 됐는데 그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군사 충돌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거츠가 말하고자 한 핵심은 중국의 대만 침공이 시작되는 순간,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와 중앙군사위원회가 잠재적 표적 공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베이징에서 솔레이마니식 참수 작전이 즉각 실행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억지는 실제 실행 가능성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가능하다고 믿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억지는 효과를 낸다.

중국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 체제의 본질은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권력의 극단적 집중이다. 이런 구조에서 개인의 안전과 체제의 존속은 분리되지 않는다. 헬스케이프 전략이 겨냥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미중 패권 경쟁의 성격 변화: 플랫폼에서 알고리즘으로


이 전략은 미중 경쟁이 더 이상 항모 숫자나 미사일 사거리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경쟁의 핵심은 누가 더 많은 기계를, 더 빠르게, 더 지능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전환을 실증했다. 전장은 인간의 용맹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와 드론 소모율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레플리케이터’ 구상을 통해 값싼 무인체계의 대량 배치를 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는 중국의 수적 우위를 상쇄하기 위한 비용 교환 전략이다.

트럼프 2기 대전략과 ‘보이지 않는 손’의 복귀


이 모든 변화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전략과 맞물려 있다. 트럼프식 전략은 이상주의적 질서 유지가 아니라, 비용과 공포의 재배분을 통해 상대를 억제하는 방식이다. 솔레이마니 작전은 이 전략의 상징적 사건이었고, 헬스케이프는 그 구조적 확장이다.

트럼프 체제 하에서 미국은 다시 한 번 “우리는 규범을 설교하기보다 결과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한국의 전략적 위치: 관전자일 수 없는 이유


이 지점에서 한국의 위치는 결정적으로 중요해진다. 대만해협에서 벌어질 모든 사태는 한반도 안보와 직결된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확장억지의 수혜자이자 수동적 참여자라는 모호한 위치에 머물러 있다.

헬스케이프 전략은 한국에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한국은 미국의 억지 설계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 둘째, 미국의 억지가 흔들릴 경우를 대비한 자체 억지 옵션을 갖고 있는가.

이 질문은 결국 독자 핵무장 논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만이 무인체계와 공동 기획으로 억지를 강화하는 동안, 한국이 재래식 전력과 선언적 동맹 신뢰에만 의존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

헬스케이프의 함의: 전쟁을 막는 전략인가, 문턱을 낮추는 전략인가


비판도 존재한다. 참수 가능성을 암시하는 억지가 오히려 오판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다. 지도부가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기회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억지는 역설적으로 전쟁을 촉진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보자면, 문제는 전략 그 자체가 아니라 상대의 계산 구조다. 헬스케이프는 중국 지도부에게 시간과 선택의 여지를 줄이기보다, 선택의 비용을 명확히 제시한다. 그것이 억지의 본질이다.

드론의 시대, 억지는 다시 개인을 향한다


솔레이마니에서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이 서사(narrative)는 과장이 아니라 경고다. 전쟁은 여전히 국가 간에 벌어지지만, 위험은 점점 개인에게 귀속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헬스케이프 전략은 그 전조다.

대만 해협의 미래는 군사력 총량이 아니라,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의 공포와 계산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계산의 결과는 한국의 안보 환경 역시 근본적으로 재편할 것이다. 이 변화 앞에서 한국이 선택해야 할 것은 명확하다. 관전자가 아니라, 억지 설계의 주체가 되는 길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대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