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주민 우려에 “역사·환경 보호 최우선” 원칙 재확인… 2026년 3분기 착공 목표
1400명 고용·수십억 달러 투자 기대감 속 ‘ESG 경영’ 시험대… 규제 당국과 긴밀 협력
1400명 고용·수십억 달러 투자 기대감 속 ‘ESG 경영’ 시험대… 규제 당국과 긴밀 협력
이미지 확대보기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제철소 건립 사업과 관련해, 지역사회가 제기한 역사적 유산 보존 우려를 불식하고자 ‘선(先) 보호 검증, 후(後) 착공’이라는 강력한 원칙을 천명했다.
미 현지 경제매체 비즈니스 리포트(Business Repor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주 모데스트(Modeste)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환경 및 문화자원 평가 절차를 엄격히 진행 중이며, 당국의 허가를 완벽히 취득하기 전에는 공사를 강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는 해외 투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역 사회와의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원칙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허가 전 삽 안 뜬다”… 역사·환경 리스크 원천 차단
보도에 따르면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법인은 최근 지역사회와 공유한 공식 답변서를 통해 현재 사업 예정지인 ‘멀베리(Mulberry)’ 부지에서 토양 및 지하 검사를 포함한 필수적인 환경·문화 자원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또 다른 사업 부지인 ‘게르마니아(Germania)’ 구역에서는 아직 어떠한 현장 작업이나 건설 활동도 시작하지 않았음을 공식 확인했다.
이번 발표는 공장 건립 예정지가 미국 남부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지닌 옛 농장(Plantation) 유적지를 포함하고 있어 개발이 유산을 훼손할 수 있다는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루이지애나주를 포함한 미국 남부 지역에서 대규모 개발 사업을 진행할 때, 과거 노예제 역사 등이 얽힌 보존 가치가 있는 부지 문제는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민감한 뇌관으로 작용하곤 한다.
현대제철 측은 “연방 및 주 정부 규제 당국으로부터 필요한 모든 허가를 받을 때까지 어떠한 건설 활동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해당 토지 소유자들과도 긴밀히 소통하며 관련 법률 준수는 물론, 문화·역사 자원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지역사회와의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미국 내 환경 및 문화재 보호 규제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상황에서, 초기 단계부터 투명성을 강화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사회적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2026년 3분기 착공… 북미 공급망의 핵심 거점 ‘속도 조절’
현대제철은 오는 2026년 3분기(7~9월) 착공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 공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북미 전기차(EV) 생산 거점과 연계해, 현지에서 생산하는 차량에 들어갈 고품질 강판을 공급하는 핵심 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자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에 대응하는 현대차그룹 공급망 전략의 중요한 퍼즐이라고 평가한다.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충해 관세 장벽을 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2026년 하반기 착공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 진행 중인 환경 및 문화 영향평가를 얼마나 신속하고 원만하게 마무리하느냐가 관건이다. 현대제철이 이번에 지역사회의 우려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소통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일정상의 변수를 최소화하려는 경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경제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존중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프로젝트 순항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