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업고 2나노·CoWoS 독주… 메타·브로드콤 제치고 亞 시총 1위 등극
美 애리조나 공장 감가상각 4배·이익률 8분의 1 토막… “패권 유지 위한 보험료”
美 애리조나 공장 감가상각 4배·이익률 8분의 1 토막… “패권 유지 위한 보험료”
이미지 확대보기CN베타와 WCCF테크 등 주요 외신은 지난 3일(현지시간) TSMC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의 주문 쏠림 현상으로 기업가치가 급등했으나, 미국 내 생산 기지 확장에 따른 막대한 비용 부담이 재무 건전성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파죽지세’ TSMC, 2나노 양산·가격 인상으로 50% 추가 성장 조준
TSMC 주가는 3일 미국 증시에서 5.7% 급등하며 시가총액 1조 6570억 달러(약 2390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브로드콤과 메타를 제치고 글로벌 시총 순위 6위,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반도체 업계 내에서는 시총 4조 6000억 달러(약 6650조 원)로 독주 중인 엔비디아에 이은 2위다.
TSMC의 이러한 상승세는 AI 학습에 필수적인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사실상 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비디아 칩 생산에 TSMC가 떼려야 뗄 수 없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생산능력도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2나노미터(nm) 공정 생산능력은 이달 기준 웨이퍼 14만 장에 이르러, 업계 예상치인 10만 장을 크게 넘어섰다. 3나노 공정 역시 월 16만 장 체제를 갖췄으며, 첨단 패키징 기술인 ‘CoWoS’ 공급도 주문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이 기술은 칩과 기판 사이에 인터포저라는 층을 넣어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를 수직·수평으로 연결하는 TSMC의 독자적인 첨단 패키징 기술로, AI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시장 분석가들은 TSMC가 글로벌 ‘톱5’ 기업에 진입하려면 현재보다 주가가 50% 이상 더 올라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TSMC는 첨단 공정 위탁 생산 가격을 앞으로 몇 년간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기술 독점력을 바탕으로 이익 규모를 키워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겠다는 전략이다.
美 공장 ‘비용 청구서’… 이익률 대만의 12% 수준 그쳐
다만 화려한 주가 상승의 이면에는 미국 현지 공장의 저조한 채산성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WCCF테크가 인용한 반도체 컨설팅업체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 분석에 따르면, TSMC 미국 공장의 웨이퍼 생산 마진은 대만 공장 대비 약 8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원인은 감가상각비다. 분석 자료를 보면 미국 공장의 감가상각비용은 대만보다 384%나 높다. 이는 미국 내 공장 건설비와 운영비가 훨씬 비싼 데다, 초기 생산 물량이 대만 공장의 4분의 1 수준에 그쳐 장비값 등 고정비를 회수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익 깎여도 짓는다”…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 위한 ‘보험료’
수익성 악화 우려에도 TSMC는 미국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오는 2025년 말 1.4나노 공장 착공을 포함해 공급망 구축에 최대 3000억 달러(약 430조 원)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공급망 보험’ 차원으로 해석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나 애플 같은 핵심 고객사들이 안정적인 미국 내 공급망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부응해 정치적 마찰을 줄이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반도체 업계의 한 전문가는 “미국 확장은 단기적으로 TSMC의 이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사 이탈을 막고 글로벌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분석한다.
TSMC의 미래는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이익으로 미국 공장의 ‘고비용 구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상쇄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