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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마두로 체포에 ‘먼로 독트린’ 소환…트럼프 “베네수엘라 관리” 정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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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마두로 체포에 ‘먼로 독트린’ 소환…트럼프 “베네수엘라 관리” 정당화

제임스 먼로 미국 제5대 대통령. 사진=브리태니카이미지 확대보기
제임스 먼로 미국 제5대 대통령. 사진=브리태니카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군사 작전으로 체포한 배경에 200년 역사의 ‘먼로 독트린’이 다시 등장하면서 미국 외교정책의 방향과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체포 직후 이 독트린을 언급하며 베네수엘라 개입을 정당화한 가운데 정치학자들은 역사적 전례와 위험성을 함께 지적하고 있다고 AP통신이 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마두로 체포 사실을 발표한 뒤 “필요하다면 지상군 투입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베네수엘라에 미군 병력이 주둔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마두로 이후 베네수엘라에 대해 “적절한 대체 지도자가 등장할 때까지 미국이 관리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 200년 전 외교 원칙의 현재적 해석

먼로 독트린은 제임스 먼로 미국 제5대 대통령이 1823년 의회 연설을 통해 제시한 외교 원칙으로 유럽 열강의 서반구, 즉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개입을 배제하는 대신 미국도 유럽의 전쟁과 내정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당시 독립 직후였던 중남미 국가들을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의 재식민지화 시도로부터 막고 미국의 영향력을 확립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었다.

제이 섹스턴 미주리대 역사학과 교수는 “역사적으로 베네수엘라는 먼로 독트린의 다양한 해석과 보충론이 등장하는 계기나 명분이 돼 왔다”며 “19세기 후반부터 트럼프 1기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반복돼 온 패턴”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오래전부터 정치적으로 분열돼 있었고 외세와의 관계도 불안정했으며 동시에 미국의 경쟁 세력들과도 관계를 맺어 왔다”고 설명했다.

◇ ‘빅 스틱 외교’와 냉전기의 활용


먼로 독트린은 이후 미국의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여러 차례 활용됐다.

1904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중남미 국가들이 불안정할 경우 미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이른바 ‘루스벨트 보충론’을 제시했고 이는 파나마 분리 독립을 지원해 파나마 운하 지대를 확보하는 과정 등으로 이어졌다.

냉전 시기에는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 명분으로 재해석됐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미국이 소련에 미사일 철수를 요구한 것도 이 틀 안에서 설명됐고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니카라과 산디니스타 정권에 반대한 정책 역시 같은 맥락에서 추진됐다.

그레첸 머피 텍사스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시어도어 루스벨트 등 전임 대통령들이 상업적·전략적 이익을 위해 먼로 독트린을 확장 적용해 온 방식과 닮아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방어한다는 명분 아래 실제로는 미국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는 개입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 트럼프의 주장과 ‘트럼프 보충론’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집권하의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적대 세력을 역내에 받아들이고 위협적인 공격 무기를 확보했다”며 이는 “200년 넘게 이어져 온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새 국가안보 전략 아래에서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은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안정적인 이웃과 에너지 안보를 원한다. 베네수엘라에는 막대한 에너지 자원이 있고 이는 미국과 세계에 모두 중요하다”고 말했다.

AP에 따르면 백악관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국가안보 전략에는 ‘먼로 독트린에 대한 트럼프 보충론’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 문서는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의 마약 밀매 차단 군사 작전을 예로 들며 이를 서반구에서 미국의 우위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했다.

섹스턴 교수는 “과거 대통령들이 자신들의 정책을 먼로 독트린의 보충론으로 포장해 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자신의 이름을 건 독자적 원칙을 만들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장기 개입 우려와 정치적 파장


전문가들은 이번 마두로 체포 작전이 단기 작전에 그치지 않고 장기 개입으로 이어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온 ‘끝없는 전쟁에서의 철수’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섹스턴 교수는 “이란 공습처럼 일회성 작전이 아니라 베네수엘라에 지속적으로 관여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이는 고립주의 성향의 마가(MAGA)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P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선택은 미국 외교정책의 오래된 원칙을 재해석해 적용한 사례”라며 “그 결과가 중남미 지역과 미국 정치 전반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