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부패 스캔들에 발목 잡힌 인도 잠수함.…18년 만에 '40년 된 구형 어뢰' 뗀다

글로벌이코노믹

부패 스캔들에 발목 잡힌 인도 잠수함.…18년 만에 '40년 된 구형 어뢰' 뗀다

인도 해군, 伊 WASS와 2억 유로 규모 '블랙 샤크' 어뢰 계약…2028년부터 인도
헬기 도입 비리 여파로 모기업 '블랙리스트' 등재…최신 잠수함에 80년대 어뢰 쓰는 촌극
주인 바뀌고 제재 풀려 15년 만에 계약 성사…"부패가 국방력을 어떻게 망치는지 보여주는 사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사가 개발한 533mm급 중어뢰 '블랙 샤크(Black Shark)'. 인도 해군은 방산 비리 스캔들로 인한 제재 때문에 이 최신 어뢰를 도입하지 못하고, 최신형 잠수함에 40년 된 구형 어뢰를 탑재해 운용해 왔다. 최근 제재가 풀리며 18년 만에 정상적인 전력화가 가능해졌다. 사진=레오나르도이미지 확대보기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사가 개발한 533mm급 중어뢰 '블랙 샤크(Black Shark)'. 인도 해군은 방산 비리 스캔들로 인한 제재 때문에 이 최신 어뢰를 도입하지 못하고, 최신형 잠수함에 40년 된 구형 어뢰를 탑재해 운용해 왔다. 최근 제재가 풀리며 18년 만에 정상적인 전력화가 가능해졌다. 사진=레오나르도

인도 해군이 최신형 잠수함을 도입해 놓고도 무려 18년 가까이 1980년대 구형 어뢰를 사용해야 했던 황당한 상황이 마침내 해소될 전망이다. 과거 방산 비리 스캔들의 여파로 중단됐던 최신형 중어뢰 도입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재개되었기 때문이라고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지 디펜스 익스프레스(Defense Express)가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최신 잠수함의 '이빨', 18년 늦게 도착한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해군은 최근 이탈리아의 수중 무기 체계 전문 기업인 WASS(WASS Submarine Systems)와 533mm급 최신형 중어뢰 '블랙 샤크 어드밴스드(Black Shark Advanced)'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2억 유로(약 3390억 원)에 달한다.

이번 계약으로 인도는 48발의 블랙 샤크 어뢰와 발사 시스템, 관련 장비를 확보하게 됐다. 이 어뢰들은 인도가 프랑스 나발 그룹(Naval Group)의 기술 지원을 받아 건조한 최신형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인 '칼바리(Kalvari)급' 6척에 탑재될 예정이다. 인도는 2028년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어뢰를 인도받을 계획이다.

헬기 비리 불똥이 어뢰로…'잃어버린 15년'


문제는 이 계약이 당초 15년 전인 2010년에 체결되었어야 했다는 점이다. 당시 WASS는 인도 해군의 어뢰 입찰에서 승리해 98발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13년 터진 초대형 방산 비리 스캔들이 모든 것을 뒤엎었다.

당시 WASS의 모기업이었던 이탈리아 방산 대기업 핀메카니카(현 레오나르도)의 자회사 '아구스타웨스트랜드(AgustaWestland)'가 인도에 AW101 헬기 11대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인도 고위 관료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뿌린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비행 고도 요구 조건을 6000m에서 4500m로 낮추는 대가였다.

분노한 인도 정부는 핀메카니카와 그 모든 자회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아무 잘못 없는 어뢰 사업부(WASS)까지 도매금으로 묶여 퇴출당한 것이다.

주인 바뀌자 빗장 풀려…'부패의 대가'는 혹독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최근 WASS가 핀칸티에리(Fincantieri) 그룹에 매각되면서다. 모기업이 바뀌면서 블랙리스트 제재 명분도 사라졌고, 인도는 다시 WASS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계약 지연 15년에 실제 인도까지 걸리는 3년을 더하면, 인도는 최신 어뢰를 얻기 위해 총 18년을 허비한 셈이다. 그동안 2017년부터 실전 배치된 최첨단 칼바리급 잠수함들은 '블랙 샤크' 대신 1980년대에 도입된 독일제 구형 SUT 어뢰를 장착하고 작전에 투입되는 촌극을 빚어야 했다.

외신은 "이번 사건은 방산 비리 스캔들 하나가 국가의 핵심 전력 증강 사업을 얼마나 오랫동안 지체시키고 기형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