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의 무역적자가 지난해 10월 들어 수입 감소 영향으로 2009년 이후 가장 작은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미국의 상품·서비스 무역수지 적자는 전월 대비 39% 줄어든 294억 달러(약 42조571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모두 밑도는 수치다. 이 통계는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한 달 이상 늦게 공개됐다.
수입은 전월 대비 3.2% 감소했다. 특히 의약품과 비통화 금 수입이 크게 줄었고 의약품 수입 규모는 2022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반면 미국의 전체 수출은 10월에 2.6% 증가했다. 해당 수치는 물가 변동을 반영하지 않은 명목 기준이다.
블룸버그는 “제약사들이 9월에 의약품 수입을 앞당긴 점이 10월 수입 감소의 주요 배경”이라고 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1일부터 의약품 수입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가 시행을 연기한 데 따른 대응이었다는 분석이다. 일부 기업들은 정부와 협상을 통해 약가 인하를 약속하는 대신 관세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미국의 무역 지표는 관세 정책 변화에 따라 큰 월별 변동성을 보였다. 특히 비통화 금과 의약품 교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이 반복되면서 급등락을 거듭했다.
의약품과 금 수입이 줄어든 가운데 석유와 금속 등 산업용 원자재 수입도 감소했다. 반면 컴퓨터와 주변기기 수입은 증가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에 따른 다른 부문의 경기 탄력이 확인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브래들리 손더스 캐피털이코노믹스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AI 구축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경제의 다른 영역에서 실질적인 강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별도로 발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3분기에 2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 이는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생산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무역 변동성은 국내총생산(GDP)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실시간 성장률 추정치 GDP나우는 4분기 성장률에서 순수출이 0.3%포인트를 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3분기에는 오히려 1.59%포인트를 끌어올린 바 있다.
물가를 반영한 기준으로는 10월 미국의 상품 무역적자가 630억 달러(약 91조2240억 원)로 줄어들며 2020년 2월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 거래는 장신구 등 산업용으로 사용되지 않는 경우 GDP 계산에서 제외된다.
국가별로는 아일랜드와의 무역적자가 크게 축소됐다. 일라이 릴리와 화이자 등 주요 미국 제약사들이 세제 혜택을 이유로 생산시설을 아일랜드에 두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멕시코와 중국과의 무역적자는 확대됐고 캐나다와의 적자는 줄었다. 대만과의 무역적자는 컴퓨터와 주변기기 수입 증가 영향으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변동성이 큰 항목들이 10월 무역지표를 왜곡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무역이 4분기 초반 미국 경제 성장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