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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에칭 장비의 아버지' 제럴드 인, 美 시민권 포기... AMEC 국적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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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에칭 장비의 아버지' 제럴드 인, 美 시민권 포기... AMEC 국적 복귀

美 상무부의 '자국민 규제' 직격탄... 실리콘밸리 20년 경력 뒤로하고 中 복귀
5나노 공정 핵심 장비 국산화 성공... 2025년 상반기 매출 43.9% 폭발적 성장
AMEC 2022년 연례 보고서에는 제럴드 인 위원장이 미국 시민으로 등재되어 있었으나, 2025년 4월 최신 보고서에서는 그의 국적이 다시 중국인임이 확인되었다. 사진=AMEC이미지 확대보기
AMEC 2022년 연례 보고서에는 제럴드 인 위원장이 미국 시민으로 등재되어 있었으나, 2025년 4월 최신 보고서에서는 그의 국적이 다시 중국인임이 확인되었다. 사진=AMEC
중국 반도체 장비 산업의 상징적 인물인 제럴드 인(Gerald Yin, 중국명 인즈야오) AMEC(중미반도체) 회장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중국 국적을 회복했다.

미·중 기술 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시민권을 보유한 핵심 인재들이 중국 내 활동에 제약을 받자, 국적 변경이라는 배수의 진을 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각) 상하이 증권거래소와 현지 보도에 따르면, 제럴드 인 회장은 최근 국적 변경에 따른 세금 납부를 위해 보유 지분 매각 계획을 공시하며 중국인으로의 복귀를 공식화했다.

◇ 실리콘밸리 영웅에서 중국 반도체 독립의 기수로


1944년 베이징에서 태어난 인 회장은 UCLA 박사 학위 취득 후 인텔, 램 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등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에서 20년간 근무한 베테랑이다. 미국 특허 89건을 보유한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성공한 중국계 미국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2004년 60세의 나이로 상하이에 돌아온 그는 실리콘밸리 출신 엔지니어 15명과 함께 AMEC을 설립했다. 외국 기업이 독점하던 핵심 식각(Etching) 장비의 국산화를 목표로 삼았다.

현재 AMEC의 장비는 세계 최고 수준인 5나노미터(nm) 칩 생산 라인에 투입되고 있다. 2025년 6월 기준 전 세계 150개 이상의 생산 라인에 6800대 이상의 장비를 납품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 미국의 '미국인 금지' 규제가 부른 국적 포기


인 회장의 국적 변경은 2022년 10월 발표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의 규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규제는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 및 생산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반도체 기업에 종사하던 수많은 중국계 미국인 경영진과 엔지니어들은 '시민권 포기' 또는 '직장 사임'이라는 가혹한 선택지에 직면했다.
AMEC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인 회장은 2022년까지 미국 시민으로 등재되어 있었으나, 2025년 4월 보고서부터 국적이 중국으로 변경되었다. 인 회장은 국적 변경에 따른 세금 의무 이행을 위해 오는 4월까지 보유 지분 0.046%를 매각할 예정이다.

◇ 펜타곤 블랙리스트와의 싸움... "현지화는 불가피한 선택"


인 회장과 AMEC은 미국 정부의 견제에 법적 대응으로 맞서왔다. 2024년 1월 미 국방부가 AMEC을 '중국 군사 기업' 목록에 추가하자, 회사는 즉각 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2024년 12월 블랙리스트에서 공식 제외되는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인 회장은 지정학적 위기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분절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품질과 신뢰성에서 해외 기준과 격차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자율성을 달성하기 위한 현지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 향후 "시장 점유율 60% 달성이 목표"


AMEC은 식각 장비를 넘어 박막 증착(Deposition)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43.9% 성장한 약 50억 위안(약 95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식각 장비 비중이 76%를 차지했다.

인 회장은 향후 5~10년 내에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장비 수요의 50~60%를 자체 충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