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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로봇 설치 세계 4위… 부품은 中·日 의존에 ‘속빈 강정’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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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로봇 설치 세계 4위… 부품은 中·日 의존에 ‘속빈 강정’ 우려도

로봇 밀도 세계 1위에도 핵심 부품 현지화율 40% 불과… 완제품 늘수록 수입도 급증
중국산 자석 89% 의존·일본산 감속기 독점… ‘수직 통합’ 이룬 일본과 공급망 격차 심화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로봇이 2026년 1월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연례 소비자 가전 박람회인 CES 2026 기간 동안 현대 모터 그룹 부스에 전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로봇이 2026년 1월 6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연례 소비자 가전 박람회인 CES 2026 기간 동안 현대 모터 그룹 부스에 전시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한국이 전 세계에서 로봇을 가장 집약적으로 사용하는 ‘로봇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정작 로봇을 움직이는 핵심 부품과 소재는 중국과 일본에 종속되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완제품 생산이 늘어날수록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급망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7일(현지시각) 중국 IT 전문 매체 CNMO와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 기준 세계 4위,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수를 나타내는 ‘로봇 밀도’ 기준으로는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 ‘압도적 활용’ 뒤에 숨겨진 높은 수입 의존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로봇 시장은 전체 출하량의 71.2%가 내수에 집중되어 있으며 수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세계 2위 설치국인 일본이 생산량의 70% 이상을 해외로 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러한 차이의 근본 원인은 양국 로봇 산업의 ‘공급망 구조’에 있다.

한국은 로봇 구동의 핵심인 모터용 영구 자석의 88.8%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 자원을 무기화할 경우 한국 로봇 생산라인은 즉시 마비될 수 있는 구조다.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정밀 감속기와 제어기 등 고부가가치 부품은 일본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현재 한국 로봇 산업의 핵심 자재 및 부품 현지화율은 약 40%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수직 통합’ 이룬 일본… 소재 회수부터 핵심 부품까지 장악


반면 일본은 상류(소재)부터 하류(완제품)까지 이어지는 탄탄한 ‘수직 통합형’ 공급망을 구축해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고 있다.
일본은 폐기된 모터에서 희토류와 특수강 등 첨단 소재를 회수하는 기술을 통해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감속기 분야의 하모닉 드라이브 시스템즈와 모터 분야의 야스카와 전기 등 일본 기업들은 전 세계 핵심 부품 시장의 60~70%를 장악하고 있다. 자국 내 안정적인 부품 공급이 가능하기에 수출 경쟁력에서도 앞서나가는 선순환 구조다.

◇ “응용 능력은 최고, 이제는 공급망 안정화에 집중해야”


한국무역협회 연구진은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응용 및 제조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재와 부품의 과도한 해외 의존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제조 및 현장 적용에 치중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핵심 소재의 국산화와 공급망 다변화 전략으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며 “부품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향후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한국의 진정한 경쟁력을 결정짓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관련 업계 역시 이러한 지적을 수용해 감속기, 서보모터, 그리퍼 등 3대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나, 일본과의 기술 격차와 중국의 자원 공세를 극복하는 것이 2026년 한국 로봇 산업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