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플랫폼 48%로 1위…워시·해싯 등 ‘두 케빈’도 여전히 경쟁
이미지 확대보기27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예측 시장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릭 리더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예측 플랫폼 ‘칼시(Kalshi)’는 리더가 지명될 확률을 48%로 책정했다. 이는 31%를 기록한 2위 후보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분위기를 리더 쪽으로 반전시킨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세계경제포럼(WEF) 중 진행된 CNBC와의 인터뷰에서 리더에 대해 “매우 인상적”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백악관 관계자들이 대체로 리더를 선호한다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가 나오면서 판세가 리더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케빈’들의 시간 끝나지 않아”
칼시나 폴리마켓 같은 예측 사이트는 해당 소식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리더가 차기 의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신중론이 우세하다. 악명 높을 정도로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차기 연준 의장 자리가 치열한 경쟁 상태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케빈 워시가 여전히 유력한 후보군에 포함되어 있으며,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여전히 후보 명단에 있다고 보고 있다.
울프 리서치의 초빈 마커스 미국 정책 및 정치 부문 책임자는 최근 메모를 통해 “리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인정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회의적”이라며, “여전히 ‘두 케빈’ 모두 임명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마커스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인선 기준에 주목했다. 그는 “바로 지난주에도 트럼프는 인선 기준으로 ‘충성심’을 강력히 강조했는데, 이는 리더에게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더는 트럼프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결국 결정은 ‘두 명의 케빈’ 중 한 명으로 압축될 것”이라며, “리더는 월가가 선호하는 유능한 인물이지만, 그가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리더, 트럼프의 '저금리 철학'과 코드 맞나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리더를 선택한다면, 여러 면에서 트럼프의 경제관과 일치하는 인물이라고 보고 있다. 리더는 낮은 금리를 선호하고,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고 밝혀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준이 지난 12월, 세 차례 연속으로 0.25%p 금리 인하를 단행했을 당시 리더는 "현재 금리는 주택 시장의 활력을 되찾기에 너무 높고, 고용의 핵심인 중소기업과 젊은 가계가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연방기금금리는 재정 정책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다루기에는 지나치게 투박한 도구"라며 통화 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리더의 발탁이 흥미로운 이유는 또 있다. 글로벌 금융의 정점인 블랙록을 대표하는 인물인 리더가 '반(反) 글로벌리즘'을 표방하는 트럼프 대통령 밑에서 일하게 되기 때문이다.
리더는 또한 파월 현 의장과 결정적인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경제학 박사 학위가 없는 '시장 전문가' 출신이라는 점이다. 리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리먼 브라더스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고, 이후 월가의 거물로 성장했다.
'연준 독립성' vs '충성심'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리더를 선택할 때 생길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는 그의 '소신'이다. 리더는 연준의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약 0.5%포인트 낮은 3% 수준에서 유지되길 바란다고 밝혔는데, 이는 더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또한 리더는 평소 연준의 독립성을 지지해 왔기에, 임명 후 트럼프의 지시를 고분고분 따를 가능성도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줄 연준 의장을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토로했다. 트럼프는 "임명을 받고 자리에 앉으면 다들 6년 임기(실제 의장 임기는 4년) 동안 요지부동이 된다. 갑자기 '금리를 좀 올려야겠다'는 식"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트럼프의 선택이 누구든, 시장은 리더를 포함한 유력 후보들의 지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글로벌 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 책임자는 "정책 경험은 없지만, 블랙록의 리더는 경제 이론이나 모델 대신 기업 데이터에 기반한 철저한 바텀업(Bottom-up) 분석을 보여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리더를 '우리 중 한 명'으로 여기며 크게 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