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실리콘, 14.4Gbps IP 선점해 삼성·TSMC 3나노 공정 뚫었다
CXMT·샤오미 ‘설계-제조-완제품’ 삼각편대… 韓 메모리 아성 위협
CXMT·샤오미 ‘설계-제조-완제품’ 삼각편대… 韓 메모리 아성 위협
이미지 확대보기디지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중국 반도체 업계가 온디바이스 AI(기기 탑재 AI)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저전력 수요를 선점하고자 LPDDR6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IP 선점으로 기술 장벽 돌파… 서구권 독점 깼다
중국의 추격은 반도체 생태계의 최상단인 ‘설계자산(IP)’ 확보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고성능 메모리 인터페이스 IP는 시놉시스나 케이던스 같은 서구권 기업이 독점해 왔으나, 중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이노실리콘(Innosilicon)’이 이 구도에 균열을 냈다.
이노실리콘은 LPDDR6 국제 표준이 확정된 지 수개월 만에 최대 14.4Gbps(초당 기가비트)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지원하는 IP 솔루션을 내놨다. 해외 기업의 라이선스 일정을 기다리지 않고 독자 개발에 나선 결과다. 특히 이노실리콘은 해당 IP가 삼성전자와 TSMC의 최첨단 3나노미터(nm) 공정에서 즉시 작동하도록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과 호환성 검증까지 마쳤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중국 칩 설계 업체들이 해외 기술 통제에 휘둘리지 않고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AP)나 AI 가속기 개발에 곧바로 착수할 기반을 닦았다”며 “IP를 선제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칩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창신메모리(CXMT)·샤오미 ‘연합전선’ 구축… 반도체 자립 가속
제조 분야에서는 중국 최대 D램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LPDDR5와 LPDDR5X 양산 노하우를 발판 삼아 LPDDR6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전히 미세 공정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는 ‘물량 공세’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격차를 지우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제조사’와 ‘고객사’의 밀월 관계다.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의 거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오는 2026년 출시할 전략 모델(플래그십)에 자국산 LPDDR6를 탑재하기로 뜻을 모았다. 확실한 수요처를 미리 확보해 부품사가 과감하게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LPDDR6는 데이터 통로(대역폭)를 넓히면서도 작동 전압은 낮춰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온디바이스 AI 구동에 최적화된 규격으로 꼽힌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과 다른 ‘24비트 채널 아키텍처’가 도입됐는데, 이노실리콘 등은 패키징과 시뮬레이션 서비스까지 통합 지원하며 기술 장벽을 낮추고 있다.
기술 격차 ‘2세대’에서 ‘1년’으로… 韓 반도체 ‘경고등’
중국 반도체 업계는 자국 기술과 글로벌 선두 기업 간의 상용화 시차를 과거 ‘2세대 이상’에서 이제 ‘약 1년’ 수준으로 좁혔다고 자평한다. 과거에는 국제표준이 나오고 2~3년이 지나서야 국산화에 나섰다면, 이번 LPDDR6는 표준 발표와 동시에 상용화 레이스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중국의 LPDDR6 프로젝트는 단순한 추격(Catch-up)을 넘어 속도전 양상을 띠고 있다”며 “이노실리콘의 발 빠른 IP 공급과 CXMT의 병행 개발은 중국 메모리 생태계가 첨단 기술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했는지를 판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움직임은 2026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끌어올리려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정책과 맞물려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이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중국이 중저가 시장을 넘어 프리미엄 시장의 점유율까지 잠식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