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작권 소송 거쳐 ‘윤리적 파트너십’ 모색… 중국은 AI 콘텐츠 라벨링 의무화
‘더 벨벳 선다운’ 등 가상 밴드 등장에 팬들 혼란… 하루 5만 곡 AI 음원 쏟아져
‘더 벨벳 선다운’ 등 가상 밴드 등장에 팬들 혼란… 하루 5만 곡 AI 음원 쏟아져
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중국은 이 거대한 기술적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규제와 창작 방식에서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미국이 법원과 저작권 소송을 통해 규칙을 만들어가는 ‘소송 중심’의 행보를 보인다면, 중국은 정부가 직접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중앙집권적’ 관리 방식을 택하고 있다.
1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 세계 음악 산업은 AI가 생성한 음악의 폭발적인 증가로 인해 역사상 유례없는 인프라 확장을 경험하고 있다.
◇ 미국: 저작권 전쟁터에서 피어나는 ‘라이선스 계약’
미국은 현재 생성형 AI 플랫폼과 전통적인 대형 레이블 간의 치열한 법적 공방이 한창이다. 소니, 유니버설, 워너 뮤직 등 주요 레이블들은 저작권이 있는 노래를 무단으로 AI 모델 학습에 사용했다는 이유로 수노와 우디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소송을 넘어 전략적 제휴 움직임이 활발하다. 수노와 워너 뮤직은 아티스트가 자신의 작품을 AI 학습에 허용할지 결정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조쉬 안토누치오 오하이오대 교수는 "누가 좋아하든 이것이 미래라는 것을 레이블들이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유니버설 뮤직은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AI를 활용한 팬 참여 및 제작 도구 개발에 착수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등 대형 스타를 보유한 유니버설의 행보는 AI 음악이 주류 시장에 안착하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 중국: 엄격한 ‘라벨링’과 내수 시장 특화 전략
중국은 정부 주도로 AI 콘텐츠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상명하달식 규제 체계를 구축했다. 2025년 9월부터 시행된 규정에 따라 음악을 포함한 모든 AI 생성 콘텐츠에는 명확한 라벨을 붙여야 하며, 생성 알고리즘의 안전성 검토도 의무화되었다.
중국의 쿤룬 테크가 개발한 무레카와 텐센트 뮤직 등은 정확한 만다린 발음, 중국 전통 운율 패턴 등 현지 시장에 특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발표된 독립 신곡의 57%가 AI로 생성되었을 정도로 중국 내 도입 속도는 매우 빠르다. 다만, 음악적 완성도나 기술적 깊이 면에서는 아직 미국의 수노나 우디오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 "인간인가 AI인가"… 경계 허물어지는 스트리밍 시장
음악 서비스 디저(Deezer)에 따르면, 2025년 11월 기준 매일 5만 곡의 완전 AI 생성 트랙이 스트리밍 플랫폼에 업로드되고 있다. 더 큰 충격은 청취자들의 반응이다. 설문조사 결과 청취자의 97%가 인간이 만든 음악과 AI 음악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1970년대 록 스타일의 이미지를 내세운 AI 밴드 ‘더 벨벳 선다운(The Velvet Sundown)’은 실제 밴드인 것처럼 팬들을 속이며 엄청난 스트리밍 수를 기록했다.
뒤늦게 이들이 AI 프로젝트임이 밝혀지자 팬들 사이에서는 "인간의 재능을 훔치는 행위"라는 비난과 "음악 자체는 환상적"이라는 찬사가 엇갈리는 등 거센 논쟁이 일고 있다.
◇ ‘접근성’의 용이… 음악 제작의 새로운 표준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과거의 ‘오토튠(Auto-Tune)’처럼 음악 제작 공정의 표준적인 일부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제 스포티파이 전체 카탈로그에 맞먹는 분량의 음악이 수노 플랫폼에서 매주 2주마다 생성될 정도로 제작 장벽이 낮아졌다.
이는 뮤지션들에게 새로운 창의적 영감을 주는 도구인 동시에, 전통적인 녹음과 프로덕션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도전이 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서로 다른 접근 방식에도 불구하고, 두 국가 모두 AI가 음악 산업의 전 생애 주기(창작, 마케팅, 유통)를 변모시키고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기술이 음악의 영혼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AI가 이미 차트와 플레이리스트의 중심에 스며들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